천경자(1924∼2015)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천 화백의 고향인 고흥에서 특별전이 열린다. 고흥군은 11월 11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아트센터에서 천경자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찬란한 전설, 천경자’를 열고 있다.
고흥군 고흥읍 서문리에서 태어난 천경자는 고흥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광주로 유학했다.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현 동경여자미술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외할아버지를 그린 ‘조부’와 외할머니를 그린 ‘노부’가 연달아 입선하며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전시는 3개 테마로 나눠 주제전시는 고흥분청문화박물관, 특별전시는 고흥아트센터, 연계 전시는 남포미술관에서 각각 열린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열리는 주제전에선 천 화백의 그림과 유품, 사진, 친필 편지 등을 소개한다. 천경자가 졸업한 고흥공립보통학교 3년 선배로 기록된 임길례를 모델로 그린 ‘길례언니’ 시리즈 중 ‘길례언니Ⅱ’, 여동생 옥희를 모델로 한 ‘여인 스케치’, 1955년 미협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100호 크기 ‘정(靜)’, 짙푸른 색의 석채를 사용해 작가가 즐겨 썼던 군청색이 두드러지는 1960년대작 ‘굴비를 든 남자’, 1970년대 말의 대표작 ‘탱고’ 등 작가 특유의 화풍을 보여주는 작품이 선보인다.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1956년 국전에 출품된 것으로 추정되는 120호 크기 ‘제주도 풍경’, 작가가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1969년 늦가을∼1970년 봄에 그린 것으로 보이는 유화 ‘누드’는 1970년 귀국전 이후 전시되지 않은 작품이다.
천경자와 돈독한 사이였던 박경리 작가 등 지인들이 보낸 편지,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의 삽화 ‘유리상자 안의 뱀’ 등 채색화 29점과 드로잉 23점, 아카이브 등 모두 160여 점이 전시된다.
고흥아트센터에서는 공모 선정된 청년작가 82명이 천경자를 기리며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을 전시한다. 남포미술관에선 ‘색채의 향연’을 주제로 천 화백의 제자와 국내 채색 화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천 화백의 채색화와 드로잉 작품을 재해석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도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아트센터에서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천경자의 둘째 딸 수미타 김(김정희)이 예술총감독을 맡았다. 김 총감독은 “화가 천경자는 독창적인 화풍과 솔직한 글 그리고 용기있는 삶으로 수많은 사람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 선구자적 예술가였다”면서 “특별전은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슴에 간직한 그리움과 아쉬움에 대한 응답”이라고 전시 의의를 밝혔다.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무료 관람. 매주 월요일엔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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