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기반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6월 20일 개봉 이후 한 달 동안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유지했다. 등장한 음악도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랐다.
작품은 외국에서 흔히 일본식으로 발음되는 ‘라멘(Ramen)’이 아닌, 한국식 표기인 ‘라면(Ramyun)’을 강조해 주목받았다. 이는 단순한 단어 선택의 문제를 넘어 ‘한국적인 것’에 대한 정체성과 표현 방식의 중요성을 일깨운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 현상은 한국의 농식품 수출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남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유자는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에선 여전히 일본식 발음인 ‘유주(Yuzu)’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유자(Yuja)’가 한국산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일본산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유자의 독특한 향과 건강 효능이 주목받으며, 유자를 원료로 한 음료, 디저트, 조미료 제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유자 수출량도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유자 제품이 일본식 명칭으로 소비되고 있는 상황은, 한국산 유자의 시장 점유율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자’라는 고유한 한국식 명칭을 정착시켜 한국산 유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K-푸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기존 유자청 제품에서 벗어나 유자 음료, 유자 발포 비타민, 유자 단백질, 유자 조미료 등 다양한 유자 가공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해외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으며, ‘유자(Yuja)’라는 고유 브랜드를 유지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지난해 전남농업기술원이 중국 현지 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유자에 대한 인지도, 맛 평가, 구매 의향을 조사한 한 결과는 흥미롭다. ‘인지도’ 항목에서는 응답자 5명 중 4명이 중국 유자와 한국 유자의 차이를 모른다고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응답자의 60%가 ‘한국 유자제품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맛’과 ‘구매 의향’ 부문에서는 유자 발포 비타민과 유자 음료에 대해 각각 71%, 68%가 ‘맛있다’고 평가했다.
구매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과반수를 넘었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유자 특유의 상큼하고 청량한 맛에 친숙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유자 음료(에너지 드링크)를 개발해 중국에 30만 병을 수출했고,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는 단순한 제품 테스트를 넘어, 소비 시장 수요를 입증한 실질적인 성과다. 기능성 음료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중국 F&B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유자를 활용한 ‘프리미엄 기능성 제품’으로의 포지셔닝 전략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한국 유자 수출 전략이 단순한 품질 경쟁을 넘어, 정체성 있는 브랜드 구축과 현지 맞춤형 제품 다변화를 중심으로 전개돼야 함을 시사한다.
‘유자(Yuja)’라는 고유 명칭을 통해 한국산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기능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군 확대를 병행한다면 소비자 인식 제고와 실질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유자 수출을 넘어, K-푸드 전반의 가치와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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