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71일 동안 고수온 특보가 발령돼 전남은 990어가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액은 574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다. 여기에 겨울철 저수온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이제 극단적 이상기후는 어업재해의 일상이 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2024년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6년간 우리 연근해 표층 수온은 1.44도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수온 상승폭(0.7도)의 2배에 달하는 속도로 여름철 고수온과 겨울철 저수온 등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며 어장 환경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양식 품종의 안정 생산이 어려운 여건에 놓였다. 이 변화는 어업인 생계를 직접 위협할 뿐 아니라, 국민 식량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전남의 수산업은 ‘기후적응형 수산업’으로 전환이 절실하다. 먼저 고수온·저염분 등에 취약한 품종을 대신해 기후변화 내성이 강한 품종으로 전환하고 우량 종자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
우리 원은 해수온도 상승에 위협받고 있는 K푸드의 대명사인 김을 안정 생산하기 위해 우량 품종 ‘햇바디1호’(곱창김)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고수온에 강한 참조기·부세 양식 산업화를 위해 표준양식 기준을 확립하고 있다. 전복·새꼬막 대량 폐사와 수급 불균형에 대비해 기후변화에 강한 피뿔고둥(참소라) 양식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수산생물 양성 과정 중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 등으로 인한 오염물질 발생량 감소와 폐사를 줄이기 위해 저탄소·친환경 양식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탄소 발생을 줄이는 친환경 사료 보급과 더불어, 어류·패류·해조류를 함께 키우는 친환경 생태통합양식(IMTA)을 도입해 사료 찌꺼기와 배설물로 인한 수질 악화를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모색하고 있다.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인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바다고리풀 양식기술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산업화해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AI·ICT 기반 스마트 양식 시스템 보급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은 고수온·저수온기에 생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자동 급이 조절과 산소 공급 등 환경에 맞게 능동 관리가 가능하다.
이를 활용해 육상에서 자동 컨트롤이 가능한 김을 양성하고, 해상에서는 노르웨이 연어양식처럼 첨단 예방접종 프로그램, 자동 급이 시스템 등을 통해 어류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전남형 지속 가능한 해면 양식산업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은 지난해 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과기부 AI기반 어장공간정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공모사업(국비 170억 원)에 선정돼 김·전복 양식어장에 AI·ICT기술의 고도화 방안을 마련하고 ICT 융합 제품과 서비스를 현장에 적용하는 등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 완도군에서는 가격 하락과 생산비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복 양식 어가에 가두리 감축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복산업의 과잉 생산과 시설투자에 따른 양식어가 스스로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며, 효율적이고 과감한 구조조정 추진과 함께 정책·제도적 지원도 선행돼야 한다. 종자와 치어(패) 등을 육상에서 중간 크기까지 키워 바다에 입식해 키우는 대단위 중간 육성장도 조성해야 한다. 중간 육성장은 안정적인 수산물 생산과 대량 폐사 위험을 낮추는 핵심 기반 시설이다.
기후열대화 속도는 우리의 대응 속도보다 빠르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피해는 더 커지고, 회복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바다와 안전한 먹거리를 물려 주기 위해서 지금 행동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와 과감한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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