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폐기물 정책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2030년부터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전면 금지된다. 쓰레기를 선별이나 소각 없이 그대로 땅에 묻는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마주한 이 과제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 전 광주는 ‘제2차 자원순환시행계획(2023~2027)’을 통해 2027년까지 폐기물 발생량을 7.7% 감축하고, 순환 이용률을 89.2%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수립했었다. 과거 상무소각장 폐쇄 이후 겪었던 처리 시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민친화형 자원회수시설(소각)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전남 역시 ‘제2차 자원순환시행계획’에 따라 시군별 여건에 맞는 감량 정책을 펼치고 있다. 순천시는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모아모아센터’ 등 거점 수거 시설을 확충하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광양시는 인공지능(AI) 캔·페트병 자동수거기를 설치해 고품질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원순환 첫 단추인 분리배출에 대한 시민 참여 의지는 높다. 2024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 13세 이상 50.7%가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약간 노력’한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90%를 웃돈다.
하지만 높은 참여 의지 이면에는 정보 갈증과 인프라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전남 지역 시민이 쓰레기 처리에 불만족을 느끼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분류 기준을 잘 몰라서(11.2~12.9%)’다. 광주에서도 응답자 65%가 생활폐기물 감량을 위한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마을별 자원순환 가게나 거점별 분리배출 공간 확충을 원하고 있다. ‘할 의지’는 있으나 ‘어떻게, 어디서’ 해야 할지에 대한 행정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혼합’이다. 전국폐기물통계조사(2022년)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에 혼합 배출되는 생활폐기물량은 5년 전보다 29.5%나 급증했다. 특히 폐합성수지류와 물티슈 등이 종량제 봉투에 섞이면서 소각과 매립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거된 이후 상황도 낙관적이지 않다. 광주의 재활용 선별장 데이터를 보면, 반입된 재활용품 중 약 35.1%가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잔재물’이다. 음식물이 묻어 있거나 복합 재질로 만들어져 선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환경부의 공식 재활용률 통계(86.8%)가 반입량 기준일 뿐, 실제 재생 원료로 다시 태어나는 물질 재활용률은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전남 역시 농어촌과 섬 지역의 수거 효율성 문제로 인해 여러 품목을 한꺼번에 싣는 ‘재활용 혼합수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재활용 품질 저하의 주범이 되고 있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관공서는 편리한 분리배출 환경을 책임져야 한다. 단독주택 밀집 지역과 분리수거 취약지역에 ‘재활용 동네마당’을 촘촘히 배치해야 한다. 분리배출 시 인센티브를 주는 통합특별시 동구의 ‘동구라미가게’, 서구의 자원순환가게, 장성군의 재활용품 분리배출 인센티브제처럼 시민의 노력이 확대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올해부터 의무화된 ‘분리배출 자원의 혼합수거 방지’ 지침을 준수하고, 수거부터 재생 원료 생산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데이터 시스템도 필요하다.
민간과 기업은 순환형 생산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제품 설계부터 재활용이 쉬운 단일 소재를 사용하고 과대포장을 줄이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2030년 직매립 금지는 위기가 아니다. ‘쓰레기를 자원으로 바꾸는 순환경제로 도약할 기회’다. 행정이 인프라의 마중물을 붓고 시민이 실천할 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자원순환 모범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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