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많은디, 어린 애기들과 한 교실에서 배운다는 것이 어쩔랑가 모르겄네. 선생님들헌테도 부담될지 모르겄는디, 어쩌겄소? 배워야 사람 노릇을 항께, 배워야제. 건강만 허락하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허겄습니다.”
‘팔순 중학생’ 김순덕(81) 어르신의 입학 소감이다. 김 어르신은 지난 3월 손자뻘 학생들과 함께 영광 군남중학교에 입학했다. 영광군 군서면 남계리에 사는 어르신은 지난해 말 군서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들어갈 때도 걱정 많았어. 손자뻘 학생들하고 어울릴 수 있을까, 아들뻘 선생들하고는 잘 지낼 수 있을까. 곁에서 많이 도와줬제. 친할머니처럼, 친엄마맹키로 도와주고 배려해줬어. 그래서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제.”
초등학교 6년 과정을 무사히 마친 김 어르신은 중학교로 직행했다. 그만큼 배움에 대한 갈증이 깊었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컸다.
“이유야 뻔하지. 전쟁 후에 집안이 가난했고, 딸이라는 거였제. 다른 이유는 없었어.”
김 어르신이 배움의 길에서 멀어진 이유다. 그 한을 자식들 뒷바라지로 승화해 온 김 어르신은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고, 결혼까지 시킨 이후 배움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갈증이 커졌다.
김 어르신의 초등학교 입학은 자녀들이 학교에 입학을 문의했고, 학생 수 감소로 가슴앓이를 해오던 학교 측이 환영하면서 이뤄졌다.
“아직 배우고 싶은 게 많아라.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볼 것이그만.”
김 어르신의 다짐이다.
‘배움엔 나이가 없다’고 한다. 제2의 인생을 힘차게 살고 있는 어르신의 배움을 응원한다.영광 이경숙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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