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르신들이잖아요. 우리가 챙기지 않으면 누가 챙깁니까.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칭찬대원이라니요. 가당치 않습니다.”
우리동네복지기동대 나주시 반남면복지기동대 정상진 대장의 일성이다. 정 대장은 반남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반남면복지기동대는 15명(남8·여7) 대원이 활약하고 있다. 모두 60~70대다. ‘어른이 어르신을 건사한다’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다. 대원 중 제일 나이 어린 정 대장에겐 형님이요, 누님들이다. 행색만 대장일뿐 기동대 심부름꾼이나 다름없다.
“마을에 대소사에 관심이 많으세요.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돕는 데 늘 앞장서요.”
정 대장을 칭찬대원으로 추천한 반남면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장의 얘기다. 정 대장은 평소에도 지인들과 소소하게 이웃을 도우며 생활해왔다. 2019년 복지기동대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곤 곧바로 가입했다. 봉사활동을 좀 더 체계적으로, 더 많은 어르신을 도울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해요. 최근 들어 어르신들이 저에게 직접 전화해 도움을 청할 때가 많아요. 기분 좋죠. 그만큼 복지기동대가 알려졌다는 증거아니겠습니까?”
반남면 복지기동대는 ‘어르신 맞춤 활동’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집안에 안전 손잡이 하나를 설치하더라도 두세 번은 찾아간다. 어쩔 땐 반나절을 머물기도 한다.
“조그마한 안전 손잡이라도 대충 설치하면 안 돼요. 어르신의 움직임에 맞춰야 해요. 어르신이 움직이질 않으면 억지로 물 한잔 달라고 하죠. 어르신의 행동반경을 살펴야 하니까요.”
사업비, 무연고 묘 벌초로 충당하기도
정 대장은 나주 토박이다. 반남면 대안리 상대마을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지역에서 60년 넘게 어르신들과 부대끼며 생활하다 보니, 숟가락 숫자까지 꿰차는 경지에 이르렀다. 한 분 한 분이 부모와 다름없다. 어르신이 부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연유다.
어르신들 민원(?)은 주거생활과 밀접하지만 계절에 따라 전기, 수도관, 보일러 고장 수리가 주를 이룬다.
“대원 대부분이 기계에 대한 기본적인 손재주를 지니고 있어요. 농기계를 많이 사용하다 본께 엔간한 기계는 눈 감고도 고치죠.”
봄여름에는 전기와 수도관이 애를 먹인다. 주택 노후화가 원인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수도관 동파와 보일러 고장으로 인한 출동이 잦다. 아직 지하수를 사용하는 집이 많은 터라 기온이 낮은 날엔 더욱 바빠진다.
“여느 기동대처럼 사업비는 항상 부족하죠. 후원을 받거나, 나주시 무연고 묘 벌초 사업을 통해 충당하기도 합니다. 사비를 터는 경우도 가끔 있죠.”
부품을 구입하는 데 사업비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한 정 대장의 답이다. 올해는 어르신들의 보행 안전에 신경 쓸 요량이다. 어르신들 발을 대신하는 ‘실버카’에 반사등을 달고, 마을 입구에도 반사경을 설치할 예정이다. 안전표지판도 정비해 어르신들의 안전한 보행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인터뷰 도중 정 대장의 전화기가 연신 울어댄다.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는다’ 어르신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더 이상 정 대장을 붙잡고 있을 순 없었다.
“지난겨울 어르신 한 분이 ‘보일러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아침 일찍 전화를 해왔어요. 그날따라 차가 다니질 못할 정도로 눈이 많이 왔는데, 집사람과 눈길을 한 시간 걸어가 보일러를 고쳤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올겨울은 어찌 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지나는 길에 한번 들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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