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면 다 ‘말’이냐, ‘말’같아야 ‘말’이지. ‘말(言 언)’자 4개가 든 시쳇말이다. 바보 치(痴)자 4개 든 ‘책 4치’ 곧 책(冊) 빌려달란 이, (그래서) 빌려준 이, (봤으면) 돌려달란 이, (그래서) 돌려준 이… 이 넷을 ‘네 바보(4痴)’라며 키득거린다는 말과 비교된다. ‘도서관의 시대’가 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책의 특별한 성격을 연상시키는 말재주로 보자.
‘4치’만 바보냐? ‘4말’ 또한 만만치 않다. 4치는 (책 주고받는) 당사자들간의 사연이나, 4말은 (쓰는 이에 따라) 세상을 무식하게 하는 해악(害惡)을 짓기 십상이니 더 경계할 일이 아닌가.
필자 같은 언론 또는 생각(주장)의 생산자(기자 작가 유튜버 등)가 ‘말’ 안 되는 ‘말’을 중요한 ‘말’의 자리에서 ‘말’하면, 그 결과가 어린 사람들을 포함한 세상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주리라. 틀린 걸 옳은 걸로 잘 못 알고 따라 하게 되는 병폐(病弊)가 대표적 사례일 터다.
캐나다에 잠수함을 팔려고 했는데,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능까지 갖췄다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왜? 체공(滯空)시간이 독일산(産)보다 우수하다고 했던 말을 살피는 것이다.
저 ‘기능’에 놀란 바이어가 질려버렸을까? 한화의 잠수함은 헬리콥터처럼 공중(空中)을 날거나 체류(滯留) 즉 머무르며 전투를 한다는 것이냐, 기상천외의 극치 아닌가.
서울신문에서 봤는데 챙겨보니 상당수 다른 곳들도 그렇게 썼더라. 기업 보도자료를 베꼈을까? 잠항(潛航·잠수항행)을 그리 쓴 것일까? ‘공중에 머무름’과 ‘물속 자맥질’이 같을까?
그리고, 기자라면, (말 그대로) 놀랍게도 잠수함이 공중에 머문다면, 그걸 어떤 식으로든 해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기사(기자)의 ABC다. 여러 대목에 여러 문제가 담긴 걱정 큰 사례다. 마음속으로, ‘우리 언론의 생환(生還)’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직송 또는 빠른 배달을 ‘공수(空輸·항공수송)한다’고 대충 쓰는 시속(時俗)과도 맥이 같은 ‘하얀 바보들’이겠다. 90년 전 소설 ‘백치(白痴) 아다다’를 떠올렸다. 말에는 (속)뜻이 있다.
비가 와서 물이 넘치는 홍수(洪水)로 인해 하천과 마을이 ‘불바다가 됐다’는 기적적(?)인 상황을 (현장에 다녀왔다는) 채널A가 보도했다. 초토화(焦土化)가 됐다는데, 저 焦는 ‘불(火 화)에 탄 것’의 뜻이다. 灬(화)는 火를 달리 쓴 글자다. 비유적인 표현일까?
‘비유적(比喩的)’인 표현에서 문제점이 늘 보인다. ‘운명을 달리하다’고들 하던데 아마 무식의 소치(所致·결과)일 것이다. 유명(幽明)을 달리하다. 즉 저승(幽)과 이승(明)의 갈림길에서 ‘어떤 길’로 들어섰다 곧 죽었다는 말이다. 비유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線)이 있다.
기껏 한자 얘기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다 모르니 모르는 게 어찌 문제 되랴, 하시는가? 이런 ‘4몰라’의 마음바탕이 우리 지식의 도구인가. 그게 (글 아는) 사람의 생각인가? 저 ‘K-무식’을 우리 아이들 손주들에게 물려줄 참인가? 배재고 사태에도 함유된 비극일러라.
글 쓰는 일을 하는 이 사람은 부끄럽다. 언론에서 이런 ‘폭력적 무식’이 깃발처럼 나부끼는 것이 하제(내일/미래)를 향해 걱정이다. 이제 인공지능(AI)이 글을 쓰니 걱정하지 말라고? 누가 그러니? 대통령 할아버지께 이를 테다.
강상헌 / 언론인·동이겨레원 원장
토막새김
‘풍류해자’, 이 글로 250회를 넘긴다. 지루한 뜻 참고 ‘공부 더 하라’시며 바라봐 주신 독자님들과 까다롭지만 한결같던 <전남광주새뜸> 이돈삼 편집자께 감사드린다.
풍류는 알겠는데, 해자는 뭐람? 늘 듣는 말씀이다. 멋진 가락이면서 본디 풍류는 저 바람 속 (흐름)의 하늘의 속삭임이겠다. 전남과 광주가 다시 ‘하나’된 것 같은 큰 뜻일러라.
해자는 상고시대로부터 동이(東夷)겨레의 글자인 한자의 첫 사전 ‘설문해자(說文解字)’의 ‘해자’다. 文을 알려주고(說) 字를 푸는(解) 것은 말과 글을 아는 첫발자국이다.
생각은 말과 글로 한다. 인문학도, 물리 화학 천문학도, 반도체도 말글로 다 해설하니, AI 새 시대엔 저 본디를 정밀하게 공부하자. 미래사전을 꾸리자는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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