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사회는 ‘전라도’의 진심이나 순정을 모른다. (정치적 부담 때문에) 일부러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다. ‘거 봐. 그 말이 맞잖아.’ 하는 확증편향의 혐오도 심각하다.
여러 차원의 치유책이나 시도가 있지만, 굳어지는 듯하다. ‘전라도(사람)엔 뭔가 (뜻이) 있는 것 같은 데 세상 분위기가 워낙 저러니...’ 하는 솔직한 심정도 들을 수 있다.
우리도 바꿔야 한다. 진심을, 우리 전통의 순수를 보여야 한다. 나서서 ‘어울려 잘 지내자.’고 먼저 청(請)한다고만 해서 될 일은 아닐 듯하다. 이미 시기 지났나. 그럼 어떻게 할까?
의향(義鄕)과 예향(藝鄕), 특별한 인심 등 전라도의 여러 바탕을 보여야 한다. 여러 미덕(美德)의 긍지를 설명하는 바탕으로 게미진 전라도음식의 미향(味鄕) 이미지를 활용해야 한다. 마음이 짓는 것이 음식이다. 음식이 남도의 순정을 펴 보이는 데 가장 적절한 재료일 터다.
한국음식 세계화 등의 프로그램이 관광수입의 증대나 농산물 판매(수출) 확대 등의 짧은 호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당한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잘 해야 한다.
투-트랙(2-track) 전략이 필요하다. 먼 과거로부터 쌓인 통찰(洞察)을 통해 먼 미래를 내다보는 관측, 즉 긴 호흡의 새로운 시각(視角)이 또한 필요하다. 단기전의 승부 겨루는 전술(戰術)과 함께 중·장기 전략(戰略)의 개발을 위한 이론과 마음가짐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20% 미만의 식량자급’ 국가상황은 국내외 정세의 어지러운 변화 속에서 (특히) 이 지역이 깨어나 각성(覺醒)하기를 요구한다. 정치가들이나, ‘서울공화국’의 마약 같은 달콤한 숙취에 빠진 여러 분야 인물들에게는 가치로운 뭔가를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눈에 보인다. (집값 땅값 떨어진다며) 그들이 애써 못 본체 해도, 우리는 제대로 봐야 한다. 우리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 또는 방안(方案)은 어쩌면 인류를 이끌 마지막 등대(燈臺)가 될 수도 있다.
살피자면, 현재의 인류는 (미국과 각 지역의 특권층을 제하고는) 퍽 가련하다. 전쟁과 지진, 질병, 기후몰락 등의 도가니 속에서 울부짖는다. 미국과 저 특권층은, 지들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언제까지 늘 재미질까?
우리도 그렇다. 철학도, 계획이나 작정(作定)도 없는 서울과 수도권의 비대화(肥大化)는 그 자체가 질병의 중증(重症)이다. 아이 낳을(낳아줄) 사람 없어져 간다. 대다수는 안다. 관성(慣性)이나 습관,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저 질곡(桎梏)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여러 재앙의 모습과 공포는, 국내외적인 상황까지 겹쳐서, 이미 망조(亡兆)다. 붕괴(崩壞)의 현장인 것이다. 서울 비롯한 대도시 모두가 그렇다.
더 솔직하자면, 인류의 미래는 머지않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인류가 섭리(攝理)의 축복을 기대하기는 이미 적절한 종(種)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상당수 ‘문명’의 진단이기도 하다.
우리 인류에게 언젠가는 모차르트가 시스티나 성당에서 듣고 바로 암보(暗譜)했다던 진혼곡 ‘미제레레’나 진도의 ‘만가’(挽歌)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팔짱 끼고 한숨만 쉬는 것이 대수인가. 인류의 혼(魂)은 불굴(不屈)이다. 남도에, 사과나무를 심자.
강상헌 / 미래서원 원장·언론인
토막새김
왜 오해를 하지? 심지어 ‘전라도 사람은 상대도 말라.’는 차별과 왜곡, 구박이 정도를 더해왔다. 5·18도 여태 광주·전남 사람들에게만 영광의 이름인가.
조선조의 국제전쟁 임진왜란과 구한말의 혼돈, 일제(日帝)의 식민통치, 해방(解放) 정국의 어수선함, 6·25전쟁 등이 우리 지역도 할퀴었다.
고려 때 몽고에 항거한 삼별초의 난(亂) 관련 진도 등지의 큰 수난은 ‘제주도 역사’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다. 서울서 먼 곳, 하방(遐方)이 하필 가멸찬 곡창(穀倉)인지라 소갈머리 치사한 외지 출신 벼슬아치들 토색(討索)질이 늘 백성들의 주적(主敵)이었다.
군사쿠데타 박정희 정권 등이 전라도의 이미지를 ‘나쁜 사람들의 터전’으로 더럽혔다. 가난해졌다. ‘그들의 역사책’은 동학혁명 광주학생항일(抗日)시위 등 거대한 역사의 분수령마저 반도(叛徒) 반란 이미지로 덮었다. 그래서, 그게 사실인가?
남도는 ‘의병(義兵)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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