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의 행진인가.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사법고시를 패스한 변호사다. 윤석열 후보는 학교-고시공부(9수)-사법고시를 거쳐 얼마 전까지도 검사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도 변호사로 출발했다.
더 살피니 국민의힘은 법림(法林)이랄 만큼 판·검사들로 빽빽하다. 윤 후보를 비롯 원희룡(정책총괄본부장) 김재원(선거전략본부장) 김경진(대외협력특보) 등 내로라하는 검사출신이 긴 줄을 이뤘다. 주호영(조직총괄본부장) 김기현(원내대표) 등 판사출신도 있긴 하다.
후보의 성향이겠지만, 그 구성원에는 검사출신들이 많다. 당의 특성이기도 하겠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대조적이다. 그리고는 판·검사 등 법률가들의 수(규모)가 야당만큼 두드러지진 않는다. 또한 당의 특성인가.
그 직함이 법률가라는 점, 정치인이라는 현재 직업은 같지만, 본디나 성향의 차이는 엄연하다. 그러다보니 ‘변호사 대(對) 검사, 누가누가 잘하나’ 같은 눈길 끌기용 제목의 기사도 눈에 띈다. 무리는 아니리라.
법률가의 권력기관과 정계 진출은 우리 사회 퇴영(退嬰)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논의에서도 여태 들여다보지 않았던 구석이 있다. 법률가가 그만한 역량이 있는가를 따지는 검증작업이 있었을까?
인재의 공무(公務) 담임은 세금을 (급여로) 주어서 세금 쓰는 일을 (집행)하라고 공무원에게 시키는 것이다. 국민입장에서 본 정의다. 세금의 행로(行路)에 감시는 당연하다. 판·검사도 다른 공부와 일을 한 여느 시민과 마찬가지로 정치 등 공무를 맡을 수 있다. 원칙이 그렇다.
사법고시 패스로 ‘검증된 인재’로 간주돼 저렇게 나라 일을 많이 맡는 것이 온당한지, 달달 외워 시험 치른 그들의 ‘법률’은 현대 세상에 보편적 기여를 하는 학문 또는 지식인지, 권력과 유착한 그 세력은 세금값 공직값을 하는지 등의 논의다. ‘고래심줄’ 내(우리) 세금 얘기다.
‘전공바보’(팍흐이디오트 독일어)라는 (준)학술용어가 있다. 국제관계를 비즈니스의 이권(利權)쯤으로 간주한 미국 전 대통령 트럼프를 논할 때 언론이 썼던 이미지다. 전문(가)바보 박사바보 등으로 말이 변주(變奏)돼 쓰인다.
자기 (아는) 것 말고는 관심도 이해도 없는, ‘전체로서의 세상’을 대할 안목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이들에 관한 얘기다. 다양성의 시대에 적절한 사고(思考)와 판단, 실천의 여러 분야에서, 최소한 선진국 사회에서는, 배제되는 인간상이다. 새 말 아니다. 동서고금에 이미 있었다.
플라톤의 ‘동굴의 우상’이나 나비의 꿈 장자(莊子)의 용관규천(用管窺天 대롱으로 하늘을 살핌)이 그렇다. 나아가 대롱으로 표범을 살피면(管中窺豹 관중규표) 그 주위는 당장 파리 목숨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우물 안 개구리도 한 가지려니.
널빤지 물통으로 설명한 최소성의 법칙(144회)은 덕(德)과 같은 한 요소라도 부족하면 좋은 공부를 이룰 수 없다는 시사(示唆)다. 이 주제 ‘외골수 전공바보’ 문제제기는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의 다양성에 관한 명상이다.
검사 등 법률가의 생각이 세상 움직이는 틀이 되면, 미래의 우리 자손이 더 행복할까?
강상헌 / 미래서원 원장ㆍ언론인
토막새김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1862년·비참悲慘이란 뜻)로 인간의 삶과 사랑, 혁명과 민주주의 등 근·현대 교차점에서 여러 관점(觀點)을 마련한 큰 작가다. 주인공 파란만장 장발장과 끝까지 벋선 경감 자베르는 성실한 ‘외골수’ 사법권(력)의 상징 캐릭터, 법률의 집행자다.
법이 ‘자신의 전부’였던 자베르를 팍흐이디오트의 대표선수로 본다. 한번 법을 어겼던 (신부님 댁 은촛대 이야기) 장발장에게서 발견한 ‘인간을 모습’을 그는 끝내 인정할 수 없었을까. 위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다리에서 고뇌하던 자베르가 강으로 스스로 몸을 던지게 한다.
법이 사람 아닌 ‘조직’를 바라보는 ‘정의’라면, 그건 조폭시스템 아닌가. 버려야 한다. 자베르의 투신자살, 위고의 이 통찰은 공명(共鳴)이 크다. 저 장면에서는 어린이들까지 박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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