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지 혼자 길 찾아 달린다. 타자수 교환수를 아는가. 그런 직업처럼 운전사가 사라지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에 컴퓨터가 번쩍하더니 이제 빅데이터 바탕 인공지능(AI)이 그 원본인 인간을 ‘바지저고리’로 만들려나. 세상아, 어디까지 변할 참이니?
직업들이 사라지면 특별한 (기술 가진) 몇 사람 빼고는 빌딩숲이나 공장에 일이 없다. 산업화 내내, 동서양 모두 겪어왔다. 농사도 스마트팜 앱이 대세다.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상황이다.
위기 알리는 호루라기는 시끄럽다. 기후위기 전쟁 코로나19도 국제적 이기심의 관성에 밀려 답이 없다. 빈익빈부익부의 새 버전을 본다. 툰베리의 분노를 피해 저들은 우주관광 나선다.
가난의 얼굴, 무지와 무능을 탓해선 안 된다. 게으르다 그들을 타박하지 말라. 일(직업)의 절대치가 줄어든 상황에서 비극은 피할 수 없다. 옛날도 그랬다. 동양 봉건왕조에서 귀족계층 먹여 살렸던 하층민은 굶었다. 배고픔을 아실까? 돈 못 벌면 배고파야 한다.
공맹(孔孟)의 시기, 청동기부터 철기시대 초기에 있었던 논의들을 본다. 제일 또렷한 흔적은 좀 낯선 이름 묵자(墨子)다. 공자(孔子)와 맹자(孟子) 사이에 등장하는 사상가다.
춘추전국시대는 질서와 기강 무너진 대혼란의 시기, 무도(無道)한 때었다. 길 끊어진 곳에서 새길 열린다. 공맹 비롯한 사상가들이 줄을 이었다. 이후 동아시아는 저들을 (재)해석하고 패러디하며 정신줄을 이어왔다. 혼란의 와중에서 새길, 道가 떠올랐던 것, 개벽이었으리라. 동양철학자 이승환 고려대 교수의 최근 강연을 보며 孔子 墨子 孟子와 한비자(韓非子)의 일련의 사상(철학)이 ‘없는 사람들’도 따뜻하게 품는 이념과 제도를 고민하고 있었다는 새삼스런 생각을 했다. 요즘 말하는 ‘기본소득’의 원조(元祖)격일세.
공자 ‘논어’의 말씀, 불환과이환불균(不患寡而患不均). (재산이) 적음(寡)을 걱정 말고(不患), 고루 나누어지지 않음(不均)을 걱정하라는 뜻이다. ‘분배’가 정의라는 얘기다.
묵자의 이념은 겸애(兼愛·서로 사랑함)다. 의(義)를 이익과 같은 개념으로 설명하며 교호리(交互利)의 덕성을 설파했다. 서로 이득이 되는 구조다. 춥고 배고프고 피곤한 인구의 90%를 왕(王) 공(公) 대인(大人)들이 보듬으라고 했다.
종횡(縱橫) 8명씩 64명이 춤추는 팔일무(八佾舞)의 호사와 긴 장례(葬禮)에 거금 쓰는 이들을 배고픈 이들은 무슨 생각으로 바라볼까? 속 뒤집히면 ‘있는 자’ ‘없는 자’ 어느 편도 편치 않으리, 그 전에 ‘인간적인 도리’를 생각하라. 나누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가난한 자의 입장을 극대화하자는 ‘정의론’의 존 롤스로 兼愛를 풀었다. 네 아들이 장차 살 세상도 생각하라는 것이다. 허나 돈 권력으로 호강까지 세습하면, 저 분노 어쩌지?
맹자는 성선설(性善說) 측은지심(惻隱之心)의 인도주의 관점이다. 물에 빠진 아이를 보고 그대로 있을 자가 (설마) 있겠는가. 요즘 상황은 좀 다른 것 같으나, 당시의 그 뜻은 알겠다.
한비자의 법치주의는 ‘가난한 자’의 문제를 인정(人情)과 상식에만 맡길 수 없다, 이를 규정(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화산폭발로 ‘인류박물관’이 된 이탈리아 폼페이의 타일 벽화 보니 주식인 빵을 거저 나눠줬다. 최소한의 인간의 욕구를 보장한 것이다. 로마는 황제, 지방은 지방관과 토호가 돈 냈다.
구례 운조루의 타인능해(他人能解) 뒤주, 배고픈 이들은 거침없이 쌀을 퍼갔다. 전쟁 통에도 그런 여러 가문(家門)들은 침탈에서 무사했다. 덕(德)의 구현이되, 서로를 위한 배려, 겸애다. 기본소득도 이와 같다. 시대의 개벽을 불러내라. ‘사랑하고 존경하는’(DJ 연설문) 청년들아. 강상헌 / 미래서원 원장·언론인
토막새김
‘안 먹어 봤으니 못 먹는다’는 이들이 있다. 처음 먹는 음식, 왜 궁금하고 설레지 않는가? 개척(開拓)이라야 진취(進就)있다. 공부의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 바꿔보자.
기본소득, 저렇게 원래 있던 것이다. 이제 90%가 ‘없는 자’ 그룹에 들 수밖에 없는 신기술의 시대, 코로나19에서 보니 부자는 더 챙기고 수퍼카도 뇌물로 나누더라. 일 없는데,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말은 인간을 바라보지 않는, 시효 끝난 옛 제도(시스템)다. 폭력이다.
사람이 하늘이다. 제도 말고 사람에게 ‘소득’을 주라. 죽지는 않아야, 버스는 타야 일 찾아 나간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냐?’던 선각자를 명상한다. 대학 기관 등 저를 보호하는 틀 이미 확보한 (것으로 착각한) 이들이 기본소득의 가난한 이를 삿대질 하는 모양이 밉다.
변화, 두렵다. 그러나 피하다 함께 망한다. 정치는 고치는 것(政者正也)이다. 공자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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