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우리를 대한민국(大韓民國) 또는 대한이라고 챙겨 부르지 않는다. 남한(南韓)이라 한다. 덩달아 우리 중 일부도 ‘사우드 코리아’라고 한다. 뭐가 문제냐고?
이름(의 말글)은 정신(마음)의 드러남이다. 현실(현대사)의 제약(制約)과 전쟁 등 쓰라린 장애 속의 우리를 보며 남들이 조롱하듯 붙인 이름, 그걸 무심코 따라 부르면 아니 된다.
우리가 ‘남과 북의 대한’이라는 분단국이 된 것은 거개가 ‘현대사의 저 친구들’ 탓이다. 비극이다. 좌우익의 이념? 종교? 원래 우리 것이었던가? 우리를 이루는 큰 이름을 알아야 하리라.
동이(東夷)겨레(族족)라 한다. ‘동방(東邦 또는 東方)의 큰(大 대) 활(弓 궁)’이 문자(夷)의 원래 뜻이다. 그들이 ‘오랑캐’라는 뜻으로 불렀다고 굳이 켕길 건 없다. 성웅(聖雄) 충무공 이순신을 비롯한 최고 궁수(弓手)의 압도적인 전통이 오늘날 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오지 않는가.
요즘 선생님들은 東夷族의 동이를 ‘동쪽의 큰 활’이라고 가르친다. 이녁 이름을 ‘동쪽 오랑캐’라 부르던 어른들과의 차이일 터. 대한(大韓) 곧 KOREA가 인류에 우뚝 서는 바탕이다.
광주(光州) 들를 때 충장로에서 BTS 정호석(제이홉)을 사랑하는 내용의 간판을 봤다. 그 예인(藝人)뿐일까? 세계 최고가 된(되고 있는) 아우들, 그들의 바탕인 선생님들 참 고맙다.
‘배달’이란 말 때문에 떠올리곤 하는 이 주제의 상념, ‘한가한 소리’라고 꾸중하지 않으면 좋겠다. 이름은 자랑스러워야 하느니, ‘대한민국’처럼 상표(商標)로 쓰면 아니 될 말이었다. ‘배민’이라고도 하는, 외국계가 돼버린 이 회사의 이름에 대한 얘기다.
요즘 세상 (유통의) 변화인 배달(配達)은 거부할 수 없다. 집 현관까지 뭐든지 가져다주는 그 배달과 ‘우리 역사의 배달(倍達)’이 뒤섞여 흔들린 비극적인 상황, 본디를 톺아 해결책 얻자.
예를 들자. 한국해(韓國海) 동쪽의 멋진 돌섬 ‘독섬’을, 한자 이름 달면서 독도(獨島)로 ‘외로운 섬’을 만들어버렸다. ‘독’은 돌(石)의 지역어(사투리)다. 우리 주위에 독산(바위산)들 많다.
‘소도’라는 종교적 이미지가 있다. 유럽 기독교의 지성소(至聖所) 같은, 신단(神壇)이 있는 신성한 구역이었다고 (있어 보이게) 설명한다. 허나 蘇塗(소도)는 (기껏) ‘솟대’의 한자 이름이다.
祖는 선조(先祖) 즉 할아버지다. 제단 그림인 示(시)와, [차] 또는 [조]라고 읽는 且라는 두 글자의 합체다. 갑골문의 且는 좆 즉 자지 그림이다. 생명력에 대한 추상(抽象), 선조나 인류의 계통(系統)을 이보다 더 또렷하게 나타낸 상징이 있을까? 언어에는, 이렇게 뜻이 있다.
상고사의 단군(檀君) 할아버지가 ‘박달(나무)임금님’이다. 그 박달의 ‘유식한 말’이 배달(倍達)일 것이다. 허나 ‘곱절(倍)에 이른다(達)’는 뜻 정도로 겨레의 웅혼(雄渾)을 짚어 낼 수는 없다. 또 요즘 저 말이 상업적 이미지 ‘배달(配達)’로 혼용되고 있는 것도 상쾌하진 않다.
유통 비즈니스도 좋지만, 우리가 설마 ‘배달부 겨레’ 쯤에 그칠까. 혼동(混同)과 혼돈(混沌)을 부르는 저 말을 고쳐 쓰는 이유다. 배민(배달의민족)은 이제 ‘그 회사’의 상표일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박달겨레’로 쓰기로 한 것이다. ‘박달의 겨레(민족)’도 좋겠다. 우리는 박달임금님 단군의 후예다. 이름이 바로 서야 세상이 바르다. 공자의 정명론(正名論)이다. 순자(荀子)의 정명편(正名篇)도 같은 맥락이다. 강상헌 / 슬기나무언어원장·언론인
토막새김
우리를 부르는 이름 중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예맥(濊貊)이다. 동아시아의 상고사에서 적(敵)들이 우리(동이겨레)를 ‘더러운(穢) 맹수(貊)’라고 불렀다던 그 이름 穢貊이 어쩌다 역사 속 이름이 됐다. 물 수(氵) 붙은 濊와 벼 화(禾) 붙은 穢(예)는 ‘더럽다’는, 같은 뜻이다.
濊貊은 그래서 ‘더러운 승냥이 떼’란 뜻이면서 우리 東夷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짜증 난다. 역사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이들조차 무심코 이 말을 ‘우리 겨레 옛 이름 중 하나’로 여긴다. 그 이름을 교열(校閱) 또는 산삭(刪削)해 ‘동이겨레’ 또는 ‘大韓’으로 통합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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