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동경 132 북위 37….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하는 독도는 ‘홀로아리랑’의 섬으로 통한다.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기도 하다. 1900년 고종이 대한제국칙령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해 2010년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제정됐다.
또 하나의 독도가 전라남도에 있다. 위도 34 경도 127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에 딸린 섬이다. 거금도와 시산도 사이 작은 바위섬이다. 섬의 둘레 1150미터, 고흥군 금산면 오천리에 속한다. 오천항에서 마주할 수 있다.
‘독도’ 지명이 언제부터 쓰였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울릉군 독도와 연결된다. 1882년 이규원(1883∼1901)이 조정에 올린 보고서를 통해서다.
조선 후기 조정은 왜구의 침입이 잦은 울릉도에 사람이 살지 못하게 했다. 고종은 울릉도와 인근 섬 관리를 위해 이규원을 울릉도감찰사로 파견했다.
‘울릉도 백성이 140여 명이고, 포구 가까이에 움막을 치고 살고 있다. 대부분 전라도사람(114명)이다. 흥양(고흥)사람이 가장 많다. 94명에 이른다. 이들은 봄에 울릉도에 와서 나무를 베어 배를 만들고, 미역을 따고 고기를 잡아 고향으로 돌아간다.’
전쟁용 배를 만든다고 고흥 일대에서 일반인의 소나무 벌목을 금지하던 때의 일이다.
당시 흥양사람들은 고흥 돌섬을 ‘독도’라 불렀다. 그들은 독도 인근에서 고기를 잡으며 고향 앞바다에 있는 ‘독섬’과 비슷하게 생긴 섬을 보고 ‘독도’라 부르지 않았을까? 독도의 첫 글자 ‘독’이 ‘돌’의 지역말임을 감안하면, 울릉도 독도와 거금도 독도의 인연이 흥미롭다.
거금도에서 돈자랑·힘자랑 말라
독도를 품은 거금도(居金島)는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행정구역은 고흥군 금산면에 속한다. 2008년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로 이어지면서 자동차를 타고 드나들 수 있다. 옛날 큰 금맥이 있었다고 ‘거억금도(巨億金島)’라 불렸다. 지금도 진막금, 전막금, 욱금, 청석금, 고락금 등 ‘금(金)’자 들어가는 지명이 많이 남아 있다.
옛사람들은 ‘거금도에 가서 돈자랑·힘자랑하지 말라’고 했다. 60∼70년대 수출용 김양식을 할 때 돈을 많이 벌었다. 김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다. 일본에서도 ‘금산김’을 최고로 인정했다. 거금도에 살던 강아지도 지폐를 물고 다니던 시절의 얘기다.
거금도는 우리들의 옛 영웅이 태어난 섬이기도 하다. 고흥은 예부터 씨름으로 유명세를 탔다. 고흥에서도 힘깨나 쓰는 장사 대부분은 거금도 출신이었다. 프로레슬링 김일도 씨름판을 누비다 레슬러가 됐다. 90년대 씨름판을 호령하던 김종관도 거금도 출신이다.
‘박치기왕’ 김일은 국민영웅이었다. 김일은 링에 오를 때마다 한국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갓, 담뱃대가 그려진 겉옷을 입었다. 김일은 사각의 링을 주름잡으며 우리 국민에 자긍심을 심어줬다. 궁지에 몰려 있다가 막판에 박치기로 전세를 역전시킬 때면 어른아이할 것 없이 얼싸안고 즐거워했다.
프로레슬링을 좋아한 대통령 박정희가 김일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했다. 그 자리에서 김일의 소원을 들은 박정희가 거금도에 전기시설을 지시했다. 외딴섬 거금도에 1970년대 초 전기가 공급됐다.
거금도에 김일 공적비가 세워진 이유다. 거금도 체육관이 ‘김일체육관’으로 이름 붙여졌다. 체육관에 김일기념관도 있다. 옛 김일의 레슬링 영상을 흑백으로 보여준다.
해안도로 따라 걸으며 적대봉까지
거금도는 해안도로 따라가는 여행이 일반적이다. 거금대교를 건너 만나는 금진항에서 신평항 쪽으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명천마을과 청석마을, 소원동산 풍경이 발길 붙잡는다. 대취도, 소취도, 독도 등 자그마한 섬과 어우러지는 시산도 풍경도 멋스럽다.
27번국도 출발점인 오천항 인근 몽돌해변이 호젓하다. 오천항에서 서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금장해변과 익금해변을 만난다.
길은 연소해변과 고라금해변으로 이어진다. 맑고 푸른 바다와 파도, 고운 백사장이 쉬어가라 손짓한다. 해변 소나무 숲은 야영하기에 좋다.
다도해 풍광을 내려다보려면 적대봉이 제격이다. 해발 592미터 적대봉은 고흥에서 팔영산(608m)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다. 섬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적대봉 가는 길에 생태숲도 있다. 구실잣밤나무 숲이 눈길을 끈다.
소록도와 거금도를 이어주는 거금대교는 보기 드문 복층 형태 다리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아래층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발품 팔아 걸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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