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공우 부이사장이 바나나 재배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암태도소작인항쟁기념탑’을 지나 팔금도와 이어진 중앙대교를 건넌다. 좌우로 푸른 다도해에 떠 있는 섬들이 동행한다. 중앙대교를 건너 만나는 ‘팔금도 엘로우공원’에 서자, 따스한 햇살이 쏟아진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답게 공기가 깨끗하다. 바닷바람도 시원하다.
공원과 들녘이 만나는 자리에 우뚝 선 노랑 건물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나나를 재배하는 ‘퍼플바나나농장’이다. 육중한 출입문을 열어젖히자 후끈한 열기가 얼굴을 감싼다. 농장 안엔 어른 키 두세 배를 족히 넘는 바나나 나무가 6000㎡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1300그루나 된다. TV에서 보았던 열대 우림과 진배없다.
나무마다 걀쭉걀쭉한 바나나가 싱그러움을 뽐낸다. 하나같이 실하다. 이제 막 자줏빛 포엽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바나나도 있다.
“무농약 신안1004섬 바나나입니다. 나무에서 충분히 익혀 수확해 과육이 두툼하고 쫀득합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당도도 남다르고요. 향도 진합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젊은 엄마들이 많이 찾습니다.”
정공우 신안섬바나나 사회적협동조합(신안섬바나나조합) 부이사장의 말이다. 신안1004섬 바나나는 신안군 쇼핑몰 ‘신안1004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학교급식 공급·백화점 납품
‘퍼플바나나농장’은 신안섬바나나조합이 운영한다. 복합환경제어시스템과 자동 양액시설, 후숙 시설 등을 갖춘 스마트팜이다. 팔금도 외에 도초도와 비금도에서도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다.
정 부이사장의 꽁무니를 쫓아 농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힐끗 쳐다보니 젊은 아낙네가 사다리에 올라 바나나와 씨름 중이다. 검게 시든 바나나 꽃을 따내고, 그 자리에 화장지를 덧씌우기에 여념이 없다. 손길이 섬세하다.
“열매가 모습을 드러내고 일주일이 지나면 꽃을 따줘야 해요. 꽃을 그대로 두면 진액이 흐르거든요. 진액이 바나나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신안섬바나나조합의 남다른 관리법이다. 진심이 묻어난다. 농사 방법도 평범하지 않다.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한다. 지난해 6월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우리 아이에게는 좋은 것만 먹이겠다’는 젊은 엄마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백화점으로도 납품하는 연유이기도 하다. 골칫거리인 응애는 친환경 약제로 방제한다. 바나나 농장에 흔히 발생하는 곰팡이병은 미생물로 막는다.
“햇볕이 바나나 잎에 가려 바닥까지 닿지 않다 보니 곰팡이병이 발생하곤 하죠. 우리 농장은 고초균으로 방제합니다. 청국장에서 나오는 고초균이 곰팡이를 잡아먹거든요.”
거름도 듬뿍 준다. 바나나가 거름을 많이 먹는 다비성(多肥性) 작물이라 토양 관리를 소홀했다가는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나나 나무 분양 프로그램 운영
신안섬바나나조합이 재배하는 품종은 ‘카벤디쉬’다. 과일 가게에서 흔히 접하는 품종이다. 생산성과 맛이 좋다.
수확을 앞둔 카벤디쉬가 고개를 떨궜다. 천장에서 내려온 가느다란 줄 한 가닥에 의지해 버티는 모습이 위태하다. 그도 그럴 것이 수확을 앞둔 바나나 무게가 25kg에 달한다. 햇볕을 잘 받은 송이는 28kg을 넘기도 한다. 무게 때문에 줄기가 아래로 휠 수밖에 없다는 것.
“1년에 두 번 수확합니다. 심은 지 7개월이 지나면 꽃이 피고, 꽃 피운 지 4개월 후면 수확하죠. 바나나는 한 번 심으면 20~50년 동안 흡아(새끼 묘)를 키워 세대를 이어갑니다. 알뿌리에서 올라오는 새싹 중 튼튼한 놈을 골라 다음 주자로 키우죠. 어미 바나나를 수확하고 4~5개월 뒤에 새싹 바나나도 수확합니다. 6월에, 10월~11월께 또 수확하죠.”
정 부이사장의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농장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이번에는 나무에 붙은 노랑 명찰이 눈에 들어온다. ‘23-1, 1/30’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스물세 번째 두둑 중 첫 번째 나무에 꽃이 1월 30일에 피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수확할 때가 됐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신안섬바나나조합의 유별난 관리법이다.
또 다른 명찰도 보인다. ‘서울시 광진구 김 아무개’이라는 이름과 함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다. 도시민을 대상으로 한 ‘바나나 나무 분양 프로그램’이다. 분양받은 이들은 언제든지 농장을 방문해 나무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수확 철엔 직접 바나나를 따볼 수도 있다. 농장에 올 형편이 안 되면 수확해 집으로 보내준다. 분양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만의 특권이다. 분양 신청은 신안섬바나나 사회적협동조합에 하면 된다. ☎070-4108-1003
(58564)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군 삼향읍 오룡길 1 전남광주새뜸편집실 TEL : 061-286-2072 FAX : 061-286-4721 copyright(c) Jeonnam-Gwangju Special Metropolitan Cit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