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합계출산율에서 2년 연속 최정상에 올랐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위기 속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값지다. 지역사회와 함께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정책’을 개발해 추진한 결과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15~49살)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가리킨다. 국가나 지역의 출산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
시군에서는 영광군이 독보적이다. 2019년부터 줄곧 ‘전국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영광군의 합계출산율은 1.71명. 전국 평균(0.75명)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최저 수준을 보인 부산광역시 중구(0.30명)보다 5배나 높았다. 통계청의 ‘2024년 인구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2019년 전국 최초로 인구 감소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인 ‘인구일자리정책실’을 신설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체계적이고 일관된 행정지원과 결혼·출산·양육 정책을 군민 위주의 맞춤형으로 추진한 결과입니다.” (김효선 인구교육정책실장)
“콕 찍어 ‘이 사업이다’라고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지금까지 추진한 100여 개에 달하는 생애주기별 사업이 하나하나 연결돼 이뤄낸 결과물입니다. 굳이 꼽으라면 신생아양육비 지원과 청년발전기금, 인재육성기금을 조성해 집중 지원한 것이 바탕이 됐습니다.” (김송현 결혼출산팀장)
영광군의 인구정책을 조율하고 집행하는 책임자가 내놓은 분석이다. 맞춤형 인구 지원정책과 지역사회의 관심이 버무려져 만든 성과라는 해석이다.
전국 최초 인구 총괄 부서 신설
영광군은 그동안 저출산 원인을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 ‘일과 가정의 양립 어려움’, ‘돌봄 인프라 부족’으로 꼽고, 이를 해소하는 정책 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왔다.
대표 정책으로 신생아양육비 지원이 꼽힌다. 첫째 아이에 500만 원, 둘째에겐 1200만 원, 셋째부터 다섯째까지는 3000만 원, 여섯째부터는 35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30만 원~최대 150만 원), 임신부 교통카드 지원(30만 원), 산후조리비 지원(50만 원), 출산축하용품 지원(30만 원), 신혼부부 다자녀가정 전세대출 이자 지원(월 최대 15만 원·3년), 아빠육아휴직장려금 지원(월50만 원·최대6개월) 등도 옹골찬 정책들이다.
아이돌봄서비스 확대와 영광군민이 가장 잘한 정책으로 선정한 ‘결혼장려금(500만 원)’ 지급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뿐만 아니다. 청년의 도전과 성장을 지원하는 ‘청년발전기금 100억 원 조성’사업도 탁월한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청년창업 지원(리모델링비·임차비), 영광형 청년일자리 장려금 지원(2160만 원·3년), 청년 취업활동 수당 지급(월50만 원·6개월) 등 다양한 청년 지원 정책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인재육성기금도 큰 힘을 발휘했다. 300억 원을 조성해 매년 3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역 인재 육성에 집중 투자한 것도 합계출산율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 키우기 좋은 인프라 구축 집중
영광군은 합계출산율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관련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결혼·임신·출산 지원 45개 사업과 양육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한 보육·교육·청년 지원 35개 사업을 생애주기별로 진행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는 미혼 남녀, 예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실용적인 정책들로 평가받고 있다.
영광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 키우기 좋은 인프라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청년 맞벌이 가정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돌봄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다. 9월에 문을 열 ‘청년육아나눔터’에 힘을 쏟는 까닭이다.
‘청년육아나눔터’는 영광읍과 홍농읍에 있는 기존 ‘공동육아 나눔터’를 확대한 시설로, 돌봄 사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기관이다. 청년커뮤니티센터와 놀이공간 등 육아 관련 시설이 들어선다. ‘긴급돌봄’도 운영한다. 청년의 활발한 교류와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육아거점센터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엔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공공산후조리원’도 개원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전문적인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래 인재양성 지원 사업도 한층 강화한다. 출범 준비 중인 ‘영광 미래교육재단’을 통해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발전특구 사업과 결합한 체계적인 지원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청년마을 ‘늘품빌리지’ 조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외지 청년이 영광에 정착할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했다. 내년까지 군서면과 대마면에 들어선다.
질 좋은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청년 인구 유입과 그에 따른 출산이 결정된다는 판단에서다. 한빛원전의 지역인재 우선 채용 확대, 운영 중인 대마 전기자동차 산업단지와 군서·송림농공단지 외에 묘량면에 산업단지 조성을 서두르는 이유다.
“우리 군은 이모빌리티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왔습니다. 그 결과 전기차 관련 전기·전자, 제어 분야 기업들이 영광에 입주하면서 첨단기술 기반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RE100 산단 조성과 수소산업 육성,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 기본소득제가 시행되면 영광은 더욱 살기 좋은 젊은 도시로 변모할 것입니다.”
김 실장의 말에 자신감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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