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면서 새봄이 기다려진다. 새봄을 마중하러 반도의 끝자락 완도로 간다. 겨울에도 비교적 포근한, 그러면서도 색다른 멋을 선사하는 완도수목원이다.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난대림 자생지다. 붉가시나무, 황칠나무, 후박나무, 감탕나무, 굴거리나무,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 면적은 232만㎡. 여기에 4000종이 넘는 식물이 분포돼 있다.
나무, 먼나무 그리고 아열대온실
매표소 앞 나무에 빨강 열매가 주렁주렁 걸렸다. 크기가 콩알만하다. 이파리는 다 떨어지고 없다. 이름표에 ‘이나무’라고 씌어 있다. 별난 식물을 많이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와 호기심이 함께 인다.
‘이나무’를 보고 수목원으로 들어가니 ‘먼나무’가 반긴다. 진녹색의 이파리에 빨간색 열매를 매달고 있다. 교육관리동 앞에 완도호랑가시나무도 있다.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의 교잡종이다. 완도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나무 이름에다 지명을 붙였다.
계절을 잊은 목련과 자목련도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애기동백도 피었다. 진분홍과 연분홍 빛깔로 활짝 핀 꽃이 앙증맞다. 이 계절에 만나는 화사한 꽃세상이 경이롭다. 향기도 그윽하다.
목련나무 줄지어 선 큰길을 따라가니 아열대온실이다. 야자나무와 망고나무, 고무나무 등 아열대식물 500종, 8200여 본이 둥지를 틀고 있다. 선인장도 고혹적이다. 알로에, 용설란 등 다육식물과 금목서, 로즈마리 등 향기를 내뿜는 방향식물도 많다.
온실 앞에서 만나는 ‘아이고바위’도 재밌다. 옛 주민들이 지게에 땔감을 지고 내려오는 길에 잠시 쉬면서, ‘아이고 힘들다’고 푸념했던 곳이란다.
대문저수지 수변데크
저수지에 비친 난대림 자태도 매혹
1전망대로 향한다. 옛날에 군외면과 완도읍내를 연결하던 숲길이다. 김과 미역 등 해산물은 물론 땔감으로 쓸 나무와 숯을 지게에 지고 넘던 산길이다. 산자락에 붉가시나무와 모감주나무, 녹나무, 황칠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붓순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지천인 붉가시나무는 가지를 자르면 붉은빛을 띤다고 이름 붙었다. 모감주나무는 염주를 만들 때 쓰인다. 이파리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는 녹나무는 조각품이나 가구의 재료로 활용된다.
굴거리나무도 별나다. 봄에 새잎이 난 다음, 묵은 잎을 떨어뜨린다. 봄에 가을풍경을 그려낸다.
‘공기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음이온이 흐르고, 피톤치드가 풍부한 덕분일까.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의 긴장이 누그러진다. 얼굴은 환해지고, 걸음걸이는 느슨해진다. 찌든 일상도 벌써 달아나고 없다.
구실잣밤나무 군락지를 거쳐 암석원으로 간다. 바위지대에서 자라는 식물을 가꿔놓은 주제원이다. 바위떡풀, 넉줄고사리, 바위채송화, 일엽초가 자라고 있다. 바위손과 담쟁이덩굴, 돌단풍, 마삭줄도 지천이다. 미확인 비행물체처럼 생긴 UFO바위와 두꺼비하늘바위도 시선을 끈다.
대문저수지의 수변을 따라 놓인 데크도 낭만적이다. 저수지 물에 반영된 난대림의 자태가 더 매혹적이다.
☞ 여행 문의
완도수목원 ☎061-552-1544
아열대온실
애기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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