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 반영된 마을 풍경 한 폭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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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10정자’ 꼽히는 관어정 자리한 담양 나산마을

2021.06.08 08:12 입력

<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 12pt;"> </span></p><div align="justify" style=""><div align=""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물속에 반영된 마을 풍경 한 폭의 그림" src="/PEG/16231074070068.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나산마을은 1530년을 전후해 형성됐다. 지금은 전원주택 단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반영된 풍경이 담양 10정자 가운데 으뜸이다.</div></td></tr></tbody></table><p> </p><p><span style="font-size: 12pt;">담양의 누정 가운데 관어정(觀魚亭)이 있다. 식영정, 송강정에 비해 지명도는 낮지만, 손에 꼽히는 누정이다. 이른바 ‘담양 10정자(亭子)’에 속한다. 담양군이 지난 2011년 선정했다. </span></p></div></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 12pt;"> </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1945년 해방 이전에 세워진 것 가운데 현존하는 정자를 대상으로 주민과 공무원,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발표했다. <span style="font-size: 12pt;">담양 10정자에는 관어정 외에도 식영정, 소쇄원 제월당·광풍각, 면앙정, 명옥헌, 송강정, 독수정, 상월정, 연계정, 남극루가 포함됐다.</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b> </b></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물속에 반영된 마을 풍경 한 폭의 그림" src="/PEG/16231074549055.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마을이 감싸고 숲이 둘러싼 나산방죽</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관어정이 병풍산과 삼인산 자락, 수북면 나산(羅山)마을에 있다. 풍치가 빼어난 곳도, 높은 구릉도 아니다. 금세 눈에 띄는 지대가 아닌, 마을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이 감싸고 있고, 나무숲이 둘러싸고 있다. 겉으로 얼른 드러나지 않는다. 부러 찾아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선입견과 달리, 분위기는 아늑하다. 관어정은 마을 앞 연못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조선 숙종 때 박문서가 쌓아서 ‘박지(朴池)’로 이름 붙은 인공 섬에 들어있다. 물이 중요하던 시대, 연못은 농사에 큰 도움을 줬다. 마을사람들의 생명줄에 다름 아니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정자는 1944년 마을주민들의 휴식처로 처음 지어졌다. 바쁜 농사철이 지나면 주민들이 모여 놀던 곳이다. 마을일은 물론 집안의 크고 작은 일도 여기서 논의했다. 동각(洞閣)이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봄날 아침, 방죽에 자욱하던 물안개가 아침햇살에 사라지면 콩잎붕어가 따스한 물살을 가르며 떼를 지어 노닐었다. 가물치와 잉어도 봄햇살을 즐겼다. 물고기를 보는 정자다. ‘관어정’으로 이름 붙은 이유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여름날엔 연잎 순이 방죽을 푸르게 뒤덮었다. 비가 내리는 날엔 연잎우산이,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엔 연잎양산이 돼 줬다. 연잎 위의 개구리가 목청을 높이면 꽃봉오리들이 곳곳에서 키재기를 하며 피어났다. 어느새 방죽의 주인이 새하얀 백련으로 바뀌었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청초한 백련이 활짝 필 때쯤 연꽃축제도 열렸다. 소소하게 준비해서 마을주민과 외지인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20여 년 됐다. 하지만 지난해엔 이마저도 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탓이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동네 수영장이었죠. 날마다 깨복쟁이 친구들 모여서 헤엄치며 물놀이 했던 저수지입니다. 겨울에 물이 빠지면 넓은 축구장으로 변했어요. 짚을 말아서 공으로 만들어 차고 놀았고요. 얼음이 꽁꽁 얼면 썰매도 탔죠. 사철, 자연 놀이터였어요. 저수지가.”</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마을에서 나고 자란 김해기(55) 씨의 말이다. 덕분에, 마을의 어린이들은 물과 친숙하게 지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p><b style="font-size: 12pt;"> </b></p><div align=""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물속에 반영된 마을 풍경 한 폭의 그림" src="/PEG/16231074797967.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연안김씨 문익공 여지 등 3명을 모신 삼현사 유허비</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마을과 자연풍광 어우러진 관어정</b></p></div></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관어정은 양쪽으로 마을과 연결돼 있다. 마을회관 앞에서 이어지는 철교가 더 길고 멋스럽다. 병풍산과 삼인산을 배경으로 자리한 마을이 물속에 반영돼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산과 마을은 물론 나무 한 포기까지도 아름답다. 사방 어느 쪽으로 봐도 환상경이다. 반영된 풍경이 담양 10정자 가운데 으뜸이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삼인산도 명산이다. 산의 모습이 사람 人(인)자 셋을 겹쳐놓은 데서 유래됐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산이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태조 이성계가 꿈에서 본 삼각뿔 모양의 삼인산을 찾아 제를 올리고 기도를 한 뒤 왕위에 올랐다고 전한다. ‘몽선산’으로 불린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관어정은 당초 우진각 지붕의 정면 3칸, 측면 2칸이었다. 방죽에 있던 3개의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에 세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반이 내려앉고 정자도 기울어 새로 지었다. 모양도 팔각으로 바뀌었다. 담양군의 지원금 2000만 원에다 주민부담 700만 원이 더해졌다. 지난 2007년이었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관어정은 마을과 자연풍광이 한데 어우러진 곳에 들어서 존재가치를 더 높여준다. 여느 누정과 달리 섬 속에 들어선 것도 비교우위다. 물 위에 떠있는 것만으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안겨준다. 발걸음이 오래 머문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나산마을은 1530년을 전후해 형성됐다. 영성정씨, 연안김씨를 비롯 함양박씨, 장흥고씨, 영천이씨, 홍주송씨, 김해김씨 등이 들어와 살았다. 창평현 동서면에 속했다. 현재의 면사무소 격인 치소가 연못가에 있었다. 지금의 나산리, 고성리, 대흥리, 풍수리, 대남리, 성산리 일대를 관할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어느 마을보다 글 읽는 소리가 높았다. 과거 급제자도 많이 나왔다. 문안(文案), 솟대배미 등 옛 지명이 지금도 전해진다. 문안은 옛 교육기관인 서원이 있었던 곳이다. 솟대배미는 과거 급제자가 나오면 솟대를 세웠던 논배미를 일컫는다. 1628년, 1663년, 1678년, 1726년에 급제자가 나왔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연안김씨 문익공 여지 등 3명을 모신 삼현사(三賢祠)도 마을에 있었다. 1868년 서원 철폐령으로 사라지고 유허비만 남아있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나산마을은 1914년 4월 행정구역 개편 때 담양군 수북면에 편입됐다. 지금은 전원주택 단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자연환경이 좋은 데다 광주에서도 가깝다. 벌써 젊은 사람들이 여럿 들어와 살고 있다. 지금도 해마다 새로운 얼굴이 늘고 있다.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물속에 반영된 마을 풍경 한 폭의 그림" src="/PEG/16231075153287.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마을 공동우물.</div></td></tr></tbody></table><p> </p><p> </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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