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동백꽃 송두리째 뚝-뚝-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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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동학혁명군 응원한 장흥 묵촌마을 동백숲

2025.04.07 23:22 입력

<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빨간 동백꽃 송두리째 뚝-뚝- 떨어지고" src="/PEG/17440679803934.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묵촌마을은 장흥군 용산면 접정2구에 속한다. 마을 동백숲은 200~300년 된 동백나무 140~150그루로 이뤄져 있다.</div></td></tr></tbody></table><p> </p><p><span style="font-size: 12pt;">동백꽃을 자세히 본다. 꽃잎 새빨갛고, 꽃술은 샛노랗다. 이파리는 진녹색이다. 색깔의 대비가 선명하다. 왕성한 생명력이 묻어난다. ‘누구보다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꽃말처럼 정열적이다. </span></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대중가요 한 소절이 절로 흥얼거려진다.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이미자가 부른 ‘동백아가씨’다. <span style="font-size: 12pt;">발아래에는 빨간 꽃봉오리가 뚝-뚝- 떨어져 있다. 송두리째 떨어진 모습이 애틋하다. </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 12pt;"> </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 12pt;">모름지기 꽃은 활짝 피었을 때 아름다운데, 낙화 풍경도 매혹적이다. </span><span style="font-size: 12pt;">떨어진 꽃봉오리를 오래 본다. 한결같이 나무를 올려다보고 있다. 꽃봉오리 가운데엔 ‘총맞은 것처럼’ 구멍이 뚫렸다.</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꽃봉오리 떨군 나뭇가지를 자세히 본다. 꽃봉오리 빠진 자리에 한오라기 암술이 남아있다. 떨어진 꽃봉오리는 수술이었다. 사랑하는 여인한테 차인 남자라고 할까.</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떨어진 꽃봉오리가 나무를 올려다보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쩌면 낙화는, 믿었던 상대한테 버림받은 사람일 수 있겠다. 믿은 권력자한테 배신당한 민초일 수도 있겠다. 제주4·3과 여순사건 상징물이 처연한 동백꽃인 연유도 이와 연관되지 않을까.</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빨간 동백꽃 송두리째 뚝-뚝- 떨어지고" src="/PEG/17440680370598.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벽화로 깔끔하게 단장된 묵촌마을. 마을길과 골목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피서지와 농번기 쉼터로 쓰인 동백숲</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동백꽃이 간직한 전설도 애절하다. 옛날에 서로 사랑하며 미래를 약속한 연인이 있었다. 이들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헤어지며 여자가 남자에게 말했다. ‘돌아올 때 동백 씨앗을 가져다주면, 동백기름 짜서 치장하고 싶다’고.</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여자는 그날부터 연인을 기다렸다. 한 달 두 달이 가고, 몇 년이 지나도록 남자는 무소식이었다. 그리움에 지치고 울다 지친 여자는 가슴에 빨갛게 멍이 들어 죽고 말았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그 사실을 모르는 남자, 얼마 뒤 돌아와 여인의 죽음을 알게 됐다. 그녀의 무덤 앞에서 통곡하며, 갖고 온 동백 씨앗을 심었다. 세월이 흘러 무덤가가 붉은 동백꽃으로 물들었다는 얘기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동백꽃은 세 번 핀다고 한다. 나무에서 한번, 낙화 풍경으로 또 피었다. 땅에 떨어진 동백꽃을 모으니, 내 가슴에도 어느새 꽃이 핀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니 동백꽃 제대로 봤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동백꽃에 맺힌 꿀을 쪼아대는 동박새와 직박구리의 울음소리도 더욱 청아하게 들린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묵촌마을 동백숲이다. 묵촌(墨村)마을은 ‘정남진’ 장흥에 있다. 행정구역은 용산면 접정2구에 속한다. 1747년 〈장흥읍지〉엔 ‘묵방’으로 기록돼 있다. 마을에 필봉(筆峰), 벼루실, 청소리, 따밭(종이) 등 지명이 있는데 ‘먹(墨)이 없다’고 ‘묵방’으로 불렸다고 전한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묵촌마을 동백숲은 그다지 넓지 않다. 나무 140∼150그루가 모여 있다. 수령은 200∼300년으로 추정한다. 동백숲은 마을 앞으로 흐르는 하천을 따라 이뤄졌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오래 전, 재앙을 막기 위해 심었다고 전한다. 바람과 물살을 막아주는 방풍림이고 비보림(裨補林)이다. 여름엔 마을주민들 피서지로, 농번기 땐 쉼터로 쓰인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보리밭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전라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돼 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빨간 동백꽃 송두리째 뚝-뚝- 떨어지고" src="/PEG/17440680800236.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 동학혁명과 이방언 장군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장흥동학혁명기념관. 장흥읍내에 있다.</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동학혁명 ‘남도장군’ 이방언 태 자리</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묵촌마을은 동학혁명을 이끈 이방언의 태 자리다. 옛집의 흔적은 사라지고 없다. 그 자리에 후손(이삼모)이 새집을 지어 살고 있다. 이방언은 대나무로 만든 장태를 방어용 무기로 활용하며 신식무기로 무장한 관군에 맞섰다. 장태에 닿은 총탄은 튕겨 나갔다. 장성황룡강 전투 때였다. 이방언은 그날부터 ‘장태장군’ ‘남도장군’으로 불렸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전봉준이 이끈 동학혁명군이 2차 봉기 때 공주 우금치를 넘지 못하고 패했다. 동학군 전열을 가다듬은 이방언은 석대들에서 일본군과 관군에 맞서 마지막 전투를 벌였다. 농민군은 자울재를 넘어 석대들로 가고, 전투에서 밀리며 다시 자울재를 넘었다. 자울재는 장흥읍과 용산면을 이어주는 고개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그의 묘가 묵촌마을 뒤 인천이씨 선산에 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선산엔 진달래꽃이 한창 피고 있다. 이방언의 묘비엔 ‘우리나라 민주사(民主史)는 갑오동학혁명부터 기록함이 옳다’고 새겨져 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이방언과 석대전투 이야기는 소설 〈녹두장군〉에 잘 그려져 있다. 소설가 송기숙은 〈녹두장군〉에서 농민군의 최하위 단위를 두레로 설정하고, 장흥사람들 생활을 통해 묘사했다. 소설을 쓴 송기숙이 나고 자란 마을은 묵촌마을에서 가까운 용산면 포곡마을이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이방언이 나기 전 묵촌마을에선 문필가가 많이 나왔다. 유학자 이희석, 송진봉, 이상계 등이 꼽힌다. 이상계(1758∼1822)는 유가 사상과 인륜 도덕을 표현한 ‘인일가(人日歌)’, 자연을 벗삼아 즐겁게 사는 마음을 노래한 ‘초당곡(草堂曲)’ 등 많은 가사문학 작품을 남겼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빨간 동백꽃 송두리째 뚝-뚝- 떨어지고" src="/PEG/17440681407598.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느티나무 노거수와 어우러진 묵촌마을 회관의 뒤태. 전형적인 농촌 그대로다.</div></td></tr></tbody></table><p> </p><p> </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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