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 유명 관광지를 찾는 여행보다, 나만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조금은 특별하게 여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남도 여행지를 찾아본다. 산사에서 민간정원과 고택정원까지 세 가지 빛깔로 만나는 여름 남도여행이다.
여름밤 산사와 젊은 감성의 민간정원
기세등등한 무더위를 피하면서 산사의 밤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는 절집이다. 지금 진분홍색 배롱나무꽃도 활짝 피어 더 아름다운 절집, 지리산 화엄사다. 화엄사는 사철 언제라도 좋은 절집이다.
8월 내내 야간에 산문을 개방하는 화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에 속한다. 대웅전과 각황전이라는 두 개의 중심법당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국보, 보물 등 문화유산과 자연유산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화엄사에 딸린 암자 구층암, 연기암도 멋스럽다. 화엄사계곡에 잠깐 발을 담그고 쉬는 것도 여름날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이다.
지리산은 산이 높은 만큼 골마다 깊은 계곡과 절집을 품고 있다. 피아골계곡에 연곡사, 화엄사계곡에 화엄사, 문수골엔 문수사, 화개골엔 쌍계사도 있다. 어느 쪽으로 가든지 물 풍부하면서도 시원한 계곡과 함께 아름다운 절집을 만날 수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된 천은사도 들러 볼만하다. 텔레비전 ‘윤스테이’로 유명세를 탄 민간정원 쌍산재도 구례에 있다.
전통과 현대가 버무려진 젊은 감성의 정원도 있다. 고택을 활용한 문화공간 나주 39-17마중이다. 1915년에 지어진 100년 넘은 한옥이 있다. 한옥의 구들장과 툇마루, 일본식 기와와 창문, 서양식 방갈로를 더한 한옥과 양옥, 일본식 집의 건축양식이 버무려진 집도 있다. 옛집의 정취를 고스란히 살린, 현대식 문화공간이다.
39-17마중은 우리 정원의 특징인 차경(借景)이 돋보인다. 정원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마중을 더 돋보이게 해주는 곳이 나주향교다. 향교의 오래된 건축물과 흙담이 39-17마중에서 고스란히 보인다. 언제라도 고즈넉한 풍경을 보여주는 향교가 흙돌담을 사이에 두고 마중과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나주향교를 배경 무대로 쓰고 있는 집이 39-17마중이다.
연못에 떨어진 꽃잎 시적 감흥 자극
여름날을 뜨겁게 달궈주는 배롱나무꽃이 아름다운 곳도 여러 군데다. 국가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담양 명옥헌원림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명옥헌원림은 배롱나무꽃의 진분홍색으로 꽃너울을 이루는 누정이다. 꽃이 연못에 비쳐 반영되는 모습 환상적이고, 꽃잎 떨어진 연못 풍경도 황홀경이다. 누정 옆으로 흐르는 조그마한 계곡물에 살랑이는 꽃잎도 시적 감흥을 일으킨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연못을 파고, 네모난 연못 가운데에 둥근 섬을 만든 것도 매혹적이다. 연못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누정이 들어서 있다. 맑은 날도 좋지만, 비 내려도 운치 있다. 여유를 갖고 차분히 머물면 더 좋은 누정이다.
곡성 성륜사, 화순 만연사, 강진 백련사, 나주 불회사, 장흥 무계고택, 담양 죽림서원, 진도 운림산방의 배롱나무꽃 풍경도 아름답다. 성륜사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건축물과 배롱나무꽃이 어우러져 있다. 고택으로 인해 절집 분위기도 다른 데와 차별화된다.
만연사는 일년 열두 달 진분홍색 배롱나무꽃이 핀다. 나무에 붉은 연등이 걸려 있어 사철 붉은 꽃이 피어 있다. 겨울에 하얀 눈이 내려도 환상경을 연출한다. 지금은 진분홍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어 붉은 연등과 함께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백련사와 불회사는 절집 건축물, 장흥 무계고택 앞 배롱나무꽃은 옛집과 어우러진다.
‘갤러리 풍경’ 연상케 하는 섬과 바다
남도의 여름여행에서 섬과 바다도 빼놓을 수 없다. 다도해를 바라보며 시원함을 느끼고, 바다와 백사장이 어우러진 섬 풍광이 감성까지 일깨운다.
신안 자은도는 해변이 아름답다. 희고 단단한 백사장이 3㎞ 넘는 백길해변이 먼저 꼽힌다. 바닷가 소나무 숲길도 걸을 수 있다. 소나무가 거꾸로 서 있는 아낙네의 형상을 해 ‘여인송’으로 알려진 분계해수욕장도 있다. 풍력발전기와 백사장이 어우러지는 양산해수욕장도 멋스럽다.
자은도 본섬과 외딴섬을 나무다리로 이어주는, 1004m의 ‘무한의 다리’가 있는 둔장해수욕장도 있다. 1004뮤지엄파크와 세계 조개박물관도 있고, 대형 리조트까지 휴가지로서의 조건도 다 갖춘 섬이 자은도다.
여수에서 조발도, 둔병도, 낭도, 적금도를 거쳐 고흥까지 5개 다리로 연결돼 있는 ‘백리섬섬길’도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그 가운데에 있는 ‘낭만의 섬’ 여수 낭도도 좋다.
낭도는 해안선 20㎞로 비교적 큰 섬으로 풍광이 아름답고 수려하다. 에메랄드빛 바다, 낭도항 방파제, 소나무 우거진 등산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섬들, 백사장이 고운 해변, 아담한 돌담까지…. 하나같이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낭도에는 섬둘레길 3개 코스, 해발 278m의 상산 등산로 4개 코스도 있다. 섬길을 따라 걸으면서 낭도의 멋진 풍광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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