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 없애는 데 한나절, 세우려면 1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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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경찰과 학도병 이야기 들려주는 호남호국기념관

2023.06.22 09:54 입력

<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절집 없애는 데 한나절, 세우려면 1000년…" src="/PEG/16873949781164.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style="margin:8px">▲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 있는 철모. 한국전쟁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다.</div></td></tr></tbody></table><p><span style="font-size: 12pt;">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영령들의 충정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은 1일 의병의 날을 시작으로 현충일, 민주항쟁 기념일, 한국전쟁 발발일로 이어진다. </span><span style="font-size: 12pt;">밭작물 수확과 모내기로 분주한 농번기이지만, 호국영령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때다.</span></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 12pt;"> </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영령들을 기리는 호남호국기념관이 있다. 순천시 연향동 팔마체육관 옆 부지 9500여㎡에 연면적 4900여㎡ 규모로 국가보훈처가 짓고, 2020년 11월 문을 열었다. <span style="font-size: 12pt;">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호남인들의 자랑스런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는 보훈 문화공간이다. 입장료나 관람료도 따로 없다. 주차장도 넓다.</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 12pt;"></span></p><table class="__se_tbl_ext"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text-align: justify; 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margin-right: 12px; margin-bottom: 15px;"><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alt="절집 없애는 데 한나절, 세우려면 1000년…" src="/PEG/16873950285062.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 8px; padding-right: 8px;">▲ 순천에 있는 호남호국기념관은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호남인들의 자랑스런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는 보훈 문화공간이다.</div></td></tr></tbody></table><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b><span style="font-size: 12pt;"></span>여수․순천 학생들 학도병 참여, 700명 전사</b></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호남호국기념관은 지상 3층으로 이뤄져 있다. 1층에 한국전쟁 참전유공자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상징조형물인 ‘호국보훈의 빛’이 세워져 있다. 파노라마 영상관에서는 호남평야를 무대로 펼쳐진 항일 의병과 한국전쟁 관련 영상을 보여준다. 2층에선 항일 의병과 한국전쟁 등에서 호남을 지킨 사람과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다. 3층은 관람객 체험과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기념관은 호남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 학도병과 경찰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한국전쟁 때 호남지역 학도병에는 여수중학교, 순천매산중학교, 여수수산중학교를 비롯 벌교상업중학교, 여수공업중학교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사망자도 700명을 넘었다. 전사자는 여수공업중고등학교, 광주서중고등학교, 순천매산중고등학교, 여수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았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지리산 화엄사를 지켜낸 경찰 차일혁 총경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천 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는 말로 유명한 경찰이다. ‘빨치산의 은신처가 될 수 있는 사찰을 모두 불태우라’는 상부의 명령을 받은 차 총경은 화엄사의 문짝 몇 개만 태우는 기지를 발휘해 천년고찰을 지켰다. 화엄사뿐 아니라 천은사, 쌍계사 등 지리산 일대의 절집도 지켜냈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강원도 영월의 화력발전소가 인민군의 수중에 들어가고, 남한의 유일한 수력발전소로 남은 정읍 칠보발전소(현 섬진강수력발전소)를 지켜내기도 했다. 경찰 가운데 처음으로 2013년 ‘전쟁영웅’, 2014년에 ‘호국인물’로 선정됐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text-align: justify; 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margin-right: 12px; margin-bottom: 15px;"><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alt="절집 없애는 데 한나절, 세우려면 1000년…" src="/PEG/16873951648632.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style="margin: 8px;">▲ 한국전쟁 참전 군인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상징 조형물 ‘호국보훈의 빛’. 호남호국기념관 1층에서 만날 수 있다.<br></div></td></tr></tbody></table><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b style="font-size: 12pt;">‘주민 버리고 퇴각 못한다’ 지역 사수 결의</b></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한국전쟁 중 호남지역에서 경찰전투도 있었다. 곡성 태안사 전투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한 달도 안 돼 남쪽이 인민군에 넘어갔다. 광주와 순천․광양까지 함락되면서 곡성경찰서에도 영남지방으로 퇴각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한정일 곡성경찰서장은 ‘주민을 버리고 퇴각할 수 없다’며 지역 사수를 결의했다. 경찰과 주민 500여 명으로 전투경찰대를 편성하고, 그 가운데 절반의 병력으로 섬진강변 압록에서 7월 29일 인민군을 크게 무찔렀다. 그날의 승리를 기념하는 승전탑이 곡성 압록에 세워져 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압록유원지에서 대황강변으로 연결되는 18번국도 초입에 ‘전망좋은곳’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경찰승전탑 팻말이 세워져 있다. 가파른 철 계단을 따라 만나는 언덕에 있는 승전탑이다. 경찰의 상징인 독수리 문양을 하고 있다. 섬진강과 보성강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어서 전망도 아주 좋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태안사 입구에도 경찰 충혼탑과 추모관이 있다. 압록전투를 승리로 이끈 곡성전투경찰대는 태안사에 머물렀다. 하지만 사방이 인민군의 수중에 들어가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는 고립무원의 상황이었다. 8월 6일 새벽 인민군이 기습공격을 해왔고, 전투경찰대는 패한다. 그날의 전투로 태안사도 파괴됐다. 탄흔이 지금도 남아 있다. 고려시대 승려 광자대사 윤다의 부도탑에 남은 탄흔이 그것이다. 그날 스러져 간 경찰 영혼들을 기리는 충혼탑이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9․28 서울 수복 때 중앙청에 태극기를 내건 군인이 신안 출신이라는 것도 호남호국기념관에서 알 수 있다. 태극기를 게양한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박정모 대령이다. 박 대령은 당시 해병대 소대장으로 인천상륙작전과 서울 탈환작전에 참가해 중앙청에 먼저 도착했다. 박 대령은 소대원과 중앙청 옥상으로 올라가 인공기를 내리고 태극기를 매달았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당시 사진은 없다. 교과서에 실린 ‘중앙청 태극기 게양 사진’은 재현해 찍는 사진이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그의 고향 신안 도초도에는 ‘박정모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박 대령의 흉상과 함께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모습이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text-align: justify; 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margin-right: 12px; margin-bottom: 15px;"><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alt="절집 없애는 데 한나절, 세우려면 1000년…" src="/PEG/16873952348732.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 8px; padding-right: 8px;">▲한국전쟁에 참전하는 학도병의 다짐이 담긴 태극기. 호남호국기념관에 전시돼 있다.</div></td></tr></tbody></table><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b style="font-size: 12pt;">임진왜란 첫 의병장 호남사람, 첫 승리도 호남</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호남의병 이야기도 호남호국기념관에서 만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분연히 떨쳐 일어선 백성들의 자발적인 조직이 의병이다. 고경명, 김덕령, 김천일, 최경회 등 임진의병에서부터 고광순, 기삼연, 전해산, 심남일, 양진여, 기우만, 안규홍 등 한말의병까지 다 만날 수 있다. 나라를 지킨 의병도 자랑스런 우리의 선조들임을 알려준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한국의병사를 얘기할 때 호남의병을 빼놓을 수 없다. 임진왜란 때 첫 의병장이 호남사람이었다. 최초로 의병이 승리한 곳도 호남이었다. 곡성 합강마을 출신 유팽로가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켰고, 임실 갈담역 전투에서 첫 승전고를 울렸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이후 유팽로는 담양에서 고경명의 군대와 합세하면서 호남연합의병이 결성됐다. 광주에서는 화순 출신 최경회가 전라우의병을, 보성에서 박광전과 임계영이 전라좌의병을 일으켰다. 나주 김천일 의병부대는 임금을 지키겠다며 경기도로 갔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호남의병들은 각지에서 유격전술을 구사하며 일본군의 진격로와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의병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토대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새삼 알려주는 호남호국기념관이다.<span style="font-size: 12pt;"> </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 12pt;"></span></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text-align: justify; 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alt="절집 없애는 데 한나절, 세우려면 1000년…" src="/PEG/16873951192482.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style="margin: 8px;">▲신안 도초도에 있는 박정모 기념공원. 한국전쟁 당시 해병대 소대장으로 인천상륙작전과 서울 탈환작전에 참전 박정모 대령은 9․28 서울 수복 때 가장 먼저 중앙청 옥상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당시 사진은 없다. 교과서에 실린 ‘중앙청 태극기 게양 사진’은 재현해 찍는 사진이다. <br></div></td></tr></tbody></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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