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한낮엔 여름 날씨다. 반바지·반팔 차림이 어색하지 않다. 아이들이 바닥분수를 헤집고 다니며 물놀이를 하는 모습도 시원해 보인다. 눈이 시원하고, 마음까지도 후련해지는 초록세상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댓잎에 스치는 바람소리 청량하고, 사악-사악- 대나무의 연주음악도 감미로운 담양 대숲으로 간다. 대숲에는 사람의 피를 맑게 하고 공기를 정화시키는 음이온이 풍부하다. 산소 발생량도 많다. 대숲의 기온도 바깥보다 4∼7℃ 낮다. 죽순도 한창 올라오고 있다.
죽림욕과 송림욕 다 즐길 수 있는 대숲
담양에는 대숲이 많다. 먼저 떠오르는 곳이 죽녹원이다. 대숲 사이로 길이 잘 단장돼 있다.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삼다리대숲, 대나무골테마공원도 있다.
담양읍 삼다리에 있는 대숲은 대나무와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대나무가 삼다마을 뒤편 산비탈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다. 면적이 33만7000㎡로 넓다. 대나무와 소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어 죽림욕과 송림욕을 다 즐길 수 있다. 대숲에서 자라는 차나무도 무성하다.
대나무와 소나무 어우러진 숲 사이로 난 산책로도 단아하다. 길이 1600m 가량 된다. 싸목싸목 걸으면 더 좋다. 운이 좋으면 호젓한 대숲을 독차지할 수 있다.
삼다리대숲은 옛사람들이 오랜 세월 대나무를 심고 가꿔온 대밭이다. 죽세공예를 통해 대나무농업을 지켜온 대밭이다. 오래 전 대나무는 담양에서 ‘대학나무’로 통했다. 주민들이 대나무를 팔아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냈다. 수익성이 좋아 대나무로 논도 사고, 소도 샀던 시절의 얘기다.
담양군 금성면에 있는 대나무골테마공원도 대숲과 소나무숲이 연결돼 있다. 죽림욕․송림욕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죽녹원보다도 먼저 생긴 대나무공원이다. 고 신복진 씨가 심고 가꿔 온 대밭이다.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호젓해서 대숲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담양군 대전면에 있는 태목리대숲은 영산강변의 담양하천습지와 맞닿아 있다. 강변 제방을 따라 걸으며 습지와 여울을 볼 수 있다. 강물과 강변 풍경이 한데 어우러진다. 강바람에 일렁이는 대숲 소리도 정겨운 대밭이다.
굵은 죽순은 굵게, 가는 죽순은 가늘게
호젓한 대숲에서 죽순을 만나는 것도 호사다. 죽순은 4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올라온다. 맹종죽에 이어, 지금 올라오는 죽순은 분죽(솜대)이다. 6월엔 왕대가 땅을 뚫고 올라온다.
죽순은 쑥-쑥- 자란다. 품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하루에 50∼60㎝씩 자란다. 하루에 1m까지 자란다는 기록도 있다. 비 내린 다음에 잘 자란다고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말도 있다.
죽순이 어엿한 대나무로 자라는 기간은 30∼40일 걸린다. 말 그대로 竹-竹-이다. 대나무는 먼저 키를 다 키워놓고, 그때부터 단단해진다. 대가 가늘게 자랄 것인지, 굵게 클 것인지도 죽순에서 결정된다. 굵게 나온 죽순은 굵은 대나무로, 가늘게 올라온 죽순은 가느다랗게 커간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있어 나이테가 없다. 대나무의 나이는 표면의 색깔로 구별한다. 표면이 연한 것은 어린 대나무, 진할수록 어른 대나무에 속한다. 가늘거나 굵은 것과는 상관없다.
어느 대숲을 가더라도 대나무가 하늘을 찌른다. 대나무 특유의 냄새도 온몸을 감싼다. 청량한 대숲바람을 쐬며 죽림욕을 즐기다 보면, 온갖 시름 다 잊혀진다. 연초록의 숨결을 느끼며 가슴으로 호흡하다 보면, 마음속까지도 청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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