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일몰을 만날 수 있는 바닷가 등대를 찾아간다. 목포인 것 같지만 목포 아닌, 해남에 있는 목포구등대다. 목포구등대라고 하면 목포의 옛날 등대를 떠올리기 십상인데, 아니다. 한자로 입 구(口)를 쓴다. 목포 입구에 있는 등대다.
공식명칭은 목포구 항로표지관리소이다. 목포를 오가는 바다에서 여객선과 어선의 뱃길을 밝혀준다. 목포시 외달도와 달리도 앞 해상, 행정구역상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에 위치하고 있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나가면 곧바로 만난다.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서남권에 있는 유인등대 가운데 유일하게 뭍에 설치돼 있다.
목포구등대에서 보는 일몰이 환상이다. 빨간 불덩이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빨갛게 물들인다. 바다에도 빨간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다. 여운도 짙게 남는다. 등대 앞 풍경도 한 장의 사진처럼 아름답다. 바다에서 일렁이는 물결도, 그 위를 떠다니는 배도,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연인들까지도 모두 한 폭의 그림이다.
등대 입구에 낙조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등대와 어우러지는 수려한 바다, 빨갛게 물드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바닷가를 따라 놓인 나무데크를 거닐 수 있다. 해안길 산책로도 다소곳하다. 삼학도와 강강술래 조형물도 멋스럽다.
밤에는 선박의 길잡이, 낮엔 관광자원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겨울에 거센 파도….’ 등대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랫말이다. 등대는 낭만적이다. 언제라도 만나고픈 그리움의 대상이다. 뱃길여행 때 만나는 등대가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이유다.
등대는 뭍사람들에게 낭만과 동경의 대상이다. 등대를 만나고, 황홀한 일몰까지 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밤에는 칠흑 같은 바다를 헤치며 나아가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날이 밝으면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하는 목포구등대다.
목포구등대는 1908년 1월에 설치됐다. 우리나라의 여느 등대처럼 일제가 수탈을 원활하게 하려고 세웠다. 대륙 침략의 발판으로 삼았다. 일제강점기에 목포는 수탈의 전진기지였다. 등대를 ‘제국의 불빛’이라고 하는 이유다.
목포구등대가 세워진 해남 화원반도와 목포 달리도 사이 바다는 너비 600m 남짓 됐다. 영산강에 하굿둑이 들어선 이후 물살이 많이 약해졌지만, 본디 조류가 거센 곳이다.
목포구등대는 배의 안전 운항에 큰 도움을 줬다. 높이 7m 남짓의 둥근 콘크리트 구조물이지만, 여기서 뿜어내는 불빛은 30여㎞ 밖 신안 안좌도에서도 보였다. 화물선은 물론 섬과 육지를 잇는 여객선도 이 불빛에 의지해 바다를 오갔다. 뱃길의 안전한 나침반이자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처음엔 사람이 없는 무인등대로 운영됐다. 1964년 유인등대로 바뀌었다. 2003년엔 새 등대에 책임을 넘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옛 등대는 2008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대한제국을 대표하는 등대이고, 전체적인 비례가 조화를 이루며 외형도 아름답다는 이유였다. 우리나라 등대 건축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 등대는 바닷가에 바짝 기대 서 있다. 자신을 붙잡아두고 있는 반도를 언제라도 박차고 바다를 향해 나아갈 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배를 타고 바다에서 보면, 항해하는 배의 앞머리를 닮았다. 육지에서 보면 마치 배에 타고 있는 느낌을 준다.
높이 36.5m에 이르고, 옛 등대보다 5배 정도 크다. 유럽풍의 무게감 있는 스타일로 등롱이 닭의 볏처럼 붉은빛을 띠고 있다. 나선형의 내부 층계도 예술적 조형미에다 품위까지 지니고 있다.
항로표지관리소 입구에 작은 등대전시관도 만들어져 있다.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의 등대 모형이 설치돼 있다. 예전에 사용된 해상용 등명기도 시대에 따라 전시돼 있다. 등대 안에도 등대 관련 전시물로 채워져 있다. 미니 등대박물관이다.
우수영·울돌목, 해상케이블카도 환상
목포구등대 부근에 가볼만한 곳도 많다. 매월리에서 우수영이 가깝다. 정유재란 때 명량대첩을 기념한 명량대첩비와 이순신을 기리는 충무사가 있다. 법정스님의 생가 터에 법정마을도서관도 있다.
울돌목의 빠른 물살을 실감할 수 있는 물살체험장은 우수영과 녹진 관광지에 있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울돌목 위로 우수영과 진도타워를 오갈 수 있다. 진도타워에서 내려다보는 전망도 좋다. 밤엔 진도대교에 경관조명이 밝혀져 환상적인 울돌목의 밤풍경도 만난다.
해남군 황산면 우항리로 가면 공룡박물관이 있다. 목포 쪽으로 가면 해상케이블카와 어우러지는 목포대교와 고하도 풍경도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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