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농업박람회 앞둔 전남 ‘든든한 지원군’
올해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아시아 문화전당 개관 등 굵직굵직한 행사를 앞둔 광주도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실제 코레일이 KTX 호남고속철도 개통이후 한달 가량 이용객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전남권의 하루 평균 KTX 이용객은 1만784명으로 개통 전 6615명에 비해 평균 61.34%(4,169명)가 증가했다. 지난 4월 11일에는 광주송정역에서 1만5615명이 ktx를 이용해 개통 이후 최대 이용객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역 관광업계도 호재를 맞았다. 기차여행과 숙박상품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의 4월 호남 여행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나 증가했다. 호남지역 펜션상품 판매는 지난해보다 353% 급증했다. 호텔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에서 멀다고 엄두를 내지 못했던 남도여행이 한결 수월해진 덕분이다.
KTX가 지나는 지역에 가볼만한 곳도 많다. 호남의 관문 역할을 하는 광주송정역이 자리한 광주는 민주 인권의 도시다.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을 통해 한국 민주·인권의 상징이 됐다. 국립공원 무등산은 ‘등급이 없는 산’으로 광주의 정신적 지표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는 또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를 꿈꾸고 있다.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도 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월 3일부터 12일 동안은 전 세계 대학생들의 종합 스포츠 대회인 하계 유니버시아드가 열린다.
광주에서 가까운 담양과 장성, 화순, 나주, 함평도 한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다. 담양은 대나무박물관과 죽녹원 등을 통해 생태관광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오는 9월 17일부터 세계대나무박람회가 여기서 열린다. 대나무박람회는 죽녹원을 지붕 없는 주제관으로 삼아 펼쳐진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정평이 나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관방제림도 매력적이다. 소쇄원과 식영정, 명옥헌원림 등 누정과 슬로시티 창평도 유혹한다.
장성 박수량 선생 백비
편백과 삼나무가 빼곡한 장성 축령산 자연휴양림은 휴양의 숲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오래된 벚꽃나무와 단풍나무가 다소곳이 줄지어 선 천년고찰 백양사도 사계절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들인다. 청렴의 상징이 된 박수량 선생의 백비(白碑)는 황룡면 금호리에 있다. 고인의 이름과 직위는커녕 글자 하나도 새기지 않은 비석이다. 비석의 주인인 아곡 박수량(1491∼1554) 선생은 39년을 고위 공직자로 살았으면서도 접대 한 번 안 받았다. 어찌나 청빈하게 살았던지 사후 장례비용조차 없었다. 하여, 명종 임금이 장례비용과 비석을 보내주며 “비석에 공적을 나열하지 말고, 그냥 세워 놓으라”고 했다. 이 백비가 오늘날 청백리(淸白吏)의 상징이 됐다.
화순은 선사시대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고장이다. 고인돌공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이 여기에 있다. 천불천탑의 신비를 간직한 운주사도 있다. 누워있는 와불도 진귀하다. 수려한 경관을 지닌 화순적벽도 지난해 민간에 개방됐다. 광주시민의 상수원인 동복댐 안에 위치하고 있어 그동안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돼 왔다. 30년 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탓에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대 영산강문화를 꽃피웠던 나주는 크고 작은 문화유적을 곳곳에 품고 있다. 전라도에선 보기 드물게 고분군이 있다. 반남고분군은 백제의 영산강 유역 진출 이전에 자리잡고 있던 토착 마한세력자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왕후가 버드나무 잎을 매개로 사랑을 느낀 곳도 나주다.
세발낙지와 홍탁삼합으로 유명한 목포는 아름다운 밤바다 풍경을 선사한다. 목포역을 출발해 빛의거리, 회타운, 목포대교, 갓바위를 돌아보고 춤추는 바다분수 공연까지 즐길 수 있는 목포야경 시티투어도 운영하고 있다.

화순 운주사 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