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는 요즘이다. 대신에 이국적인 풍경을 찾아간다. 한국 속의 유럽, 전라도 속의 유럽이다. 유럽의 드넓은 초원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시원하게 펼쳐진 풀밭에서 노니는 양떼를 만날 수 있는 무등산 양떼목장으로 간다.
무등산 양떼목장은 무등산 장불재 너머 화순 수만리에 있다. 무등산 정상에 가장 빨리 닿을 수 있는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무등산을 중심으로 왼쪽이 안양산, 오른편으로 만연산이 품은 마을이다. 해발 450m에 둥지를 튼 한국의 알프스, 호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마을이다.
다랑이논이 산자락을 따라 층층이 계단을 이루고 있다. 봄이 무르익을 때엔 화사한 철쭉으로 꽃대궐을 이루는 마을이다.
초원에서 양떼 노니는 ‘호남의 알프스’
무등산 양떼목장이 들어선 것은 6년 전이다. 예전에 흑염소를 많이 기르던 안양산목장 자리다. 이곳이 양떼목장으로 바뀌고 단장돼서 호남의 첫 양떼목장이 됐다.
주말이나 휴일엔 수백 명이 찾고 있다. 이대남․이대녀들이 많이 찾는다.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30∼40대 젊은 부부들이 자녀들과 함께,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손자․손녀들 손잡고 온다.
양떼목장에서 먹이 주기 체험도 가능하다. 체험용 목장에서 양에게 건초를 주는 것이다. 목장길을 따라 거닐며 양들이 노니는 모습도 가까이서 본다. 양과 함께, 양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멋스럽다. 양떼목장에 서면, 누구라도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된다.
목장의 면적은 33만㎡. 초지가 3분의 2, 임야가 3분의 1 가량 된다. 이렇게 드넓은 풀밭을 배경으로 양 200여 마리가 노닐고 있다. ‘호남의 알프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양떼목장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먹이주기 체험을 하고, 그늘쉼터에서 잠시 쉬고, 사진도 찍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난다.
저수지 속 누정과 노송 ‘한 폭의 그림’
양떼목장과 연계해 가볼만한 곳도 많다. 수만리 일대가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목장에서 화순 동면 국동리․서성리로 내려갈 수 있다. 무등산편백휴양림을 거쳐 화순 이서면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가든지 풍광이 아름답다.
서성리로 가면 저수지 안에 있는 환산정을 만난다. 누정이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서성제 안 작은 섬에 자리하고 있다. 병자호란 때 의병을 일으킨 백천 유함(1576-1661)이, 인조가 청태종한테 무릎을 꿇었다는 소식을 듣고 통곡하며 숨어 지내려고 지은 누정이다.
당시엔 외딴 산중이었다. 여기에 저수지가 생기면서, 누정이 저수지 가운데로 들어갔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섬까지 연결돼 있어서 아무 때라도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누정과 어우러져 비스듬히 누워있는 노송도 한 폭의 그림이다. 환산정으로 가는 양쪽 물가에서 뿌리까지 드러내놓고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버드나무도 눈길을 끈다.
무등산편백휴양림도 아름답다. 몇십 년씩 묵은 편백과 삼나무로 이뤄진 숲이 예쁘다. 숲 사이로 산책길도 예쁘게 단장돼 있다. 여름 같은 한낮에도 숲에서는 초봄의 싱그러운 기운이 감돈다. 숲이 울창해 공기가 맑고 바람결도 시원하다. 나무 냄새가 온몸 구석구석을 활력의 음이온으로 채워준다.
휴양림으로 오가는 길목에 서린 역사도 묵직하다. 이 일대가 오래 전 화순과 곡성․광주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병자호란과 임진왜란 때엔 의병들이 주둔했던 고개라고 ‘둔병재’라 불린다. 의병들이 병기를 만들었다고 ‘쇠메기골’로도 불렸다. 험한 산세로 인해 한국전쟁 때는 빨치산이 숨어 지냈다. 빨치산과 국군의 접전이 잦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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