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과 함께 한 일상 마을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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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악으로 시작하고 끝나는 곡성 죽동마을

2025.01.06 12:01 입력

<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농악과 함께 한 일상 마을문화로" src="/PEG/17361647993431.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 죽동농악 시연. 농악은 죽동마을의 가장 큰 자랑이다. 마을사람들은 늘 농악과 함께했고, 농악은 마을문화가 됐다.</div></td></tr></tbody></table><p> </p><p><span style="font-size: 12pt;">구심점(求心點). 가운데로 쏠려 모이는 점(點)을 가리킨다. 중심 역할을 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구심점은 규모가 크든 작든 다 있다. </span><span style="font-size: 12pt;">정부와 지자체, 정당은 물론 읍면동, 마을에도 있다. 최근 윤석열 탄핵과 구속,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도 ‘촛불행동’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span></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 12pt;"> </span></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구심점이 되는 노래도 있다.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촛불집회에선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 노래와 함께 집회가 시작되고, 끝난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농악과 함께 한 일상 마을문화로" src="/PEG/17361648351094.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 마을회관 앞 느티나무와 정자. 여름날엔 마을주민들에 그늘 쉼터를 내어준다.</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마을과 주민 하나로 묶는 죽동농악</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농촌 마을의 구심점은 대개 이장이 된다. ‘소녀시대’의 노래 대신 흥겨운 농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당산제도, 지신밟기도 농악과 함께 시작한다. 이장의 말과 행동에 따라 주민의 마음도 한곳으로 모은다. 예나 지금이나 농악은 농촌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놀이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곡성 죽동마을은 해마다 농악을 하며 당산제를 지낸다. 굿판도 펼친다. 농사철에 김매기를 할 때면 만드리굿을 하고, 가뭄 땐 기우제를 지냈다. 마을 잔치나 행사가 있을 때도 굿판을 벌여 흥을 돋운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죽동마을은 동악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동악산 서당골을 뒷산으로 삼았다. 임진왜란 때 쌓은 큰 방죽이 있다고 ‘방죽골’ ‘방죽동(防竹洞)’으로 불렸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방’자를 빼 ‘죽동(竹洞)’이 됐다. 현재 1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주업은 농사다. 행정구역은 곡성군 곡성읍에 속한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마을의 가장 큰 자랑이 죽동농악이다. 마을사람들은 늘 농악과 함께했고, 농악은 마을문화가 됐다. 농악은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많이 펼친다. 당산제를 모시고, 달집태우기를 한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마당밟기도 한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당산굿은 마을을 지켜준 당산할머니한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놀이다. 달집태우기는 대나무를 겹겹이 둘러쌓은 달집을 만들고, 달 뜨는 시간에 맞춰 고사를 지내며 달집을 태운다. 달집태우기는 마을의 액운을 막고, 농사의 풍작과 흉작도 점치는 세시풍속 가운데 하나다. 마당밟기도 매한가지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농사철에는 만드리(김매기)를 하며 큰 깃발을 세웠다. ‘덕석기’다. 죽동마을엔 1934년과 1936년 만들어진 가로 450㎝, 세로 370㎝의 덕석기가 전해지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이 갖고 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농악과 함께 한 일상 마을문화로" src="/PEG/17361648592374.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죽동마을 농악전수관. 농악은 죽동마을 주민들의 자랑이자 자긍심이다.</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굴참나무·느티나무 고목 마을 구심점</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죽동마을은 마을굿에서 시작해 인근 마을에 걸궁을 하는 들당산과 날당산굿, 그리고 판굿까지 전체를 전승하고 있다. 판굿은 문굿, 앞굿, 뒷굿 등 여러 굿과 함께 쇠가락, 상모짓, 소리, 춤 등에서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준다. 상쇠가 아군 대장이 되고, 대포수가 적군 대장이 돼 전쟁놀이를 하며 적군 대장을 처형하는 굿이다. 의례와 놀이, 연희가 한데 버무려진 전통문화예술이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죽동농악은 고인이 된 기창수(1895∼1985), 강순동(1908∼1985)에 이어 마을주민 박대업(1947∼) 씨가 대를 잇고 있다. 박 씨는 2002년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전라좌도농악의 맥을 잇는 곡성죽동농악은 1998년 남도문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듬해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002년 전라남도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여기서 꽹과리 몇 번만 두드려 봐. 금세 사람들 다 나오고 모여들 것이그만. 놀이판 벌렸는갑다 허고.”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한 어르신의 말이다. 그만큼 마을주민과 농악은 뗄 수 없다.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농악 연수, 초등학생 대상 농악전승학교 운영, 장구 만들기 체험, 찾아가는 농악 공연 등은 죽동농악 활성화를 위한 몸부림이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죽동마을의 또 하나 구심점은 당산나무다. 당산나무는 마을 입구와 마을회관 앞에 있다. 마을 입구를 지키는 당산나무는 수령 300년 된 굴참나무다. 키 15m, 둘레 2m가량 된다. 마을의 안녕과 함께 사람들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정신적 지주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마을회관 앞 느티나무는 정자와 어우러져 있다. 수령 300년, 키 14m, 둘레 5m 남짓 된다. 한여름에 그늘을 내어주며 마을사람들의 쉼터와 소통공간이 되는 정자목이다. 죽동농악전수교육관도 여기에 있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농악과 함께 한 일상 마을문화로" src="/PEG/17361648831016.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죽동저수지와 정자. 한쪽에 참전용사기념탑이 보인다.</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체육시설 어우러진 죽동저수지도 자랑</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마을회관 옆에 세워진 서당 건립 공적비도 눈길을 끈다. 1800년대 말 김재준(1851∼1910) 훈장이 마을주민 교육을 위해 서당을 지은 곳이다. 학교가 생기면서 서당은 마을회관으로 쓰였다. 건물과 땅이 마을에 희사됐고, 2008년 현대식 회관으로 다시 지어졌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자신의 모든 재산인 땅과 집을 마을에 기증한 정옥님 선행비도 나란히 있다. 정옥님(1947∼2016)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갖은 고난을 겪으며 살았다. 남다른 애향심으로 마을 일에도 앞장섰다. 일찍 몹쓸 병에 걸려 병마와 싸우다 유명을 달리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죽동저수지도 마을의 자랑이다. 여름엔 저수지 가득 연꽃이 핀다. 수변에 체육시설도 많이 설치됐다. 읍내 사람들이 걷기 운동하려고 많이 찾는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한쪽에 곡성군 참전용사기념탑도 세워져 있다. 한국전쟁과 월남전에 참가한 참전유공자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다. 굴참나무와 소나무 한데 어우러진 작은 정자도 멋스럽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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