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 수로 성과 가늠하면 미래 없다

여행객 수로 성과 가늠하면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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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포구이야기 – 265. 신안 대기점도

2020.11.23 10:45 입력

<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여행객 수로 성과 가늠하면 미래 없다" src="https://news.jeonnam.go.kr/PEG/16060957709716.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신안 기점도와 소악도는 요즘 뜨는 섬이다.  전라남도의 역점 시책인 가고싶은 섬 가꾸기 사업이 추진되면서 섬이 바뀌고 있다. 사진은 예배당 뒤로 펼쳐지는 노을</div></td></tr></tbody></table><p> </p><p><span style="font-size: 12pt;">기점도와 소악도는 요즘 뜨는 섬이다. 찾는 사람이 많다. 기점도는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그리고 소악도와 진섬까지 이른다. 여기에 무인도인 딴섬까지 물이 빠지면 하나의 섬이 된다. 물론 기점도는 병풍도와 신추도까지 연결된다. 기점도와 소악도를 중심으로 전남의 시책사업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이 추진되어 열두 개의 작고 아담한 예배당이 만들어졌다. 그 예배당을 찾아 ‘순례자의 길’을 걷는 사람이 많다. </span></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기점도로 오는 배는 지도읍 송도항에서 출발하는 배와 압해읍 송공항에서 출발하는 배가 있다. 송도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병풍도 보기항을, 송공항에서 출발한 배는 소악항-소기점항-대기점항을 순항한다. 하루에 대여섯 번 운항한다. 송공항에서 출발하면 천사대교 밑을 통과해야 한다. 바다에서 보는 천사대교도 꽤 괜찮은 볼거리이다. 도중에 당사도와 매화도 등 섬을 들러 기점도에 도착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린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b> </b></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여행객 수로 성과 가늠하면 미래 없다" src="https://news.jeonnam.go.kr/PEG/16060958112477.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기점·소악도를 찾은 여행객.</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생태‧문화자원 가꿔 지속가능한 섬으로</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여기가 몇 번이죠. 3번이니까, 이제 4번 5번만 가면 다 가네. 배는 몇 시에 있어요?”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10여 명이 자전거를 타고 줄지어 노두를 건너 작은 예배당 길로 가면서 나누는 대화의 내용이다. 아침 첫배로 들어온 여행객들이다. 기점도와 소악도만 아니라 병풍도라는 섬이 있다는 것은 안중에 없다. 물론 노두길 양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갯벌에는 관심도 없다. 여행목적은 12개의 예배당을 보고 인증 사진을 찍는 데 있었다. 하물며 이들에게 주민이 눈에 들어올까?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열두 예배당은 옆 섬 증도에서 순교한 문준경 전도사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정말로 이곳의 섬과 섬 사이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다니며 선교활동을 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여행은 휴식과 충전이 목적이지, 그곳 주민들까지 신경을 쓰며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점도와 소악도는 전라남도가 시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에 선정된 섬이다. 섬의 생태와 문화자원을 주민이 가꾸어 지속가능한 섬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주민들 섬살이를 유지할 수 있고, 자식들은 돌아오는 섬으로 만드는 것이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여행지를 만드는 것과 달랐다. 이 둘을 떼어서 생각할 수 없지만, 목적을 이루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목표는 달라야 한다. 밀려드는 여행객을 안내할 주민과 해설사도 없다. 이렇다 할 프로그램도 없다. 지도에 그려진 예배당을 따라 돌아보고 배를 타고 나간다. 여행객만 탓할 수도 없다. 많은 이들이 찾다보니 여행사가 나섰다. 밀물처럼 들어와 예배당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오후 배로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그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던 작은 섬 기점도와 소악도에 이렇게 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으니 ‘성공’이라고 할만하다. 불과 1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물론 사업이 진행된 것까지 생각하면 몇 년 더 걸렸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div align="justify" style=""><p> </p><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right:12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여행객 수로 성과 가늠하면 미래 없다" src="https://news.jeonnam.go.kr/PEG/16060958577032.jpg" align="absmiddle" width="100%"></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기점·소악도를 찾은 여행객.</div></td></tr></tbody></table><p> </p><p><b style="font-size: 12pt;">섬 살이와 섬 생태계 회복 계기 삼아야</b></p></div><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저녁때 밥상 위에 먹음직스런 대낙지가 올라왔다. 마루에 앉아 식사를 하는데, 주인이 ‘저기 보이는 불빛들이 낙지 잡는 배들’이며, ‘밥상에 오른 낙지는 삽으로 판 낙지’라고 했다. 펄갯벌이 좋아 낙지가 많이 서식하며 큰 낙지도 부드럽고 맛이 좋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이곳 갯벌은 국가습지보호지역, 람사르습지, 갯벌도립공원, 다도해생물권보전지역 그리고 갯벌세계유산 등재 후보지로 선정되었다. 주민들은 이 갯벌에서 낙지를 잡고 김 양식을 하며 생활했다. 여행객들이 오기 전부터 이곳 갯벌은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고, 지속가능한 보전과 활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기점도나 소악도의 섬마을 가꾸기 사업은 이제 시작이다.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다. 여행객이 찾기 시작할 때 더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남은 것은 주민의 몫이다. 행정이 주는 대로, 하자는 대로 해서는 지속성과 자생성이 거세될 수밖에 없다. 행정이 정한 지붕색을 칠하고, 만들어 놓은 축제, 만들어 놓은 예배당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여행객의 숫자로 성과를 가늠하는 것에 휩쓸려 가서는 섬의 미래가 없다. 기왕에 만들어진 시설을 잘 운영하고 섬에 보탬이 되는 것으로 만드는 일은 주민들의 몫이다. 아쉽지만 그 부분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그나마 관심이 있었던 주민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좋은 뜻이 왜곡되고 에너지는 고갈되고 있다.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 justify;" align="justify">사진찍기 좋은 섬이 아니라, 섬살이와 섬 생태계가 회복되는 계기와 연결해야 한다. 기점도에 새로운 기회가 왔다. 섬의 미래를 행정에 맡기지 말고, 주민들이 다시 나서길 간절하게 바란다. </p><p style="text-align: right;" align="right">김준 /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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